국무위원들은 대법원 가는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2심 시작도 못해 [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법원이 12·3 내란에 가담한 국무위원들의 내란 혐의를 2심에서도 인정하고,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정작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2심 재판은 아직 시작도 못 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 측이 1심에서부터 재판 지연 전략을 써온 탓이다. 결국 대법원은 내란 우두머리와 가담자들의 상고심 결론을 한꺼번에 내지 못하고, 국무위원들에 대한 결론을 내란 특검법에 따라 8월 안에 먼저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석열 재판서 줄줄이 ‘기피신청’…재판 정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지난 14일 첫 공판을 시작하자마자 중단됐다. 윤 전 대통령이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에 ‘재판부 기피’를 신청하면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2심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사실로 인정하는 구체적 표현을 사용하며 유죄 예단과 선입견을 드러냈다”는 점을 사유로 들었다.
형사12-1부는 지난 7일 한 전 총리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윤석열 등의 내란행위에 있어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고 판단했다. 12·3 불법계엄이 내란에 해당하고, 형식적 요건을 갖추려고 국무회의를 여는 등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같은 재판부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받게 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선입견이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낸 것이다.
재판 당일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도 법정에서 구두로 재판부 기피를 신청했다. 특검은 “재판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며 맞섰지만, 재판부는 “절차 명확성 측면에서 정리하고 가는 게 낫다”며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결국 재판은 이들의 기피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됐다. 기피 신청 사건은 다른 내란전담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가 판단한다. 판단이 나온 뒤 본안 재판은 빨라야 6월에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심사와 1심 재판에서부터 여러 ‘법 기술’을 동원해 재판을 지연시켜 ‘법꾸라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법원, 내란 가담자들 8월 따로 선고할까
내란에 가담한 국무위원들이 2심 판결에 상고하면서, 이르면 8월 안으로 내란 혐의에 대한 직접적인 대법원 판결이 처음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법에 따르면 상고심은 항소심 판결선고일부터 3개월 내에 선고해야 한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무위원들의 내란 재판에서 “12·3 불법 계엄 선포는 위헌·위법적이고 내란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국무위원들이 12·3 불법 계엄을 말리지 않고, 소극적으로나마 동조한 행위에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하며 “죄책이 무겁다”는 판단을 내놨다.
1심에서 들쑥날쑥했던 형량도 2심에서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는 한 전 총리 내란 혐의 2심 사건에서 징역 15년을, 형사1부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한 전 총리는 1심 선고 23년형에서 7년이 감형되고, 이 전 장관은 1심 선고 7년에서 2년이 가중됐다.
내란 특검법에 따라 이들의 상고심은 8월 안에 선고가 나야 한다. 한 전 총리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이고, 이 전 장관은 아직 상고 전이다. 대법원이 윤 전 대통령 등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국무위원 등 내란 가담자들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뒤 한꺼번에 결론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지만, 이는 어렵게 됐다.
이흥구 대법관은 9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상고심에선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원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대법원은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2명을 인선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9월 이후에는 신임 대법관 2명이 내란 사건 상고심 심리에 참여할 수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 12일 ‘부정선거 수사단’을 구성하려고 군사 정보를 빼낸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24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내란과 관련해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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