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올해 서른 살인데…" 기업들 앞다퉈 찾더니 '초대박'
추억 소환·수집 욕구 자극해 지갑 연다
광고모델보다 뜬 IP 캐릭터
아이부터 3040까지 열광…
'IP 마케팅' 다각도 분석
30살 훌쩍 넘은 키티·피카츄
탄탄한 팬덤·향수 동시에 지녀
제품보단 굿즈 얻으려 오픈런
키덜트 공략해 'n차구매' 유도
“피카츄가 올해 서른 살입니다.” 최근 유통·외식업계 마케팅 회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한때 ‘어린이가 즐기는 캐릭터’로 치부되던 포켓몬과 헬로키티, 토이스토리가 30~40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세일 정보 대신 캐릭터 팝업스토어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식품·뷰티·패션 등 제조업체도 광고모델을 내세우기보다 치열한 캐릭터 협업 경쟁을 벌인다. 팬덤 마케팅의 효과가 커진 데다 연예인 리스크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휘발성이 큰 시대에 굿즈·팝업스토어·SNS까지 손쉽게 반복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기업이 IP 마케팅으로 돌아선 이유로 꼽힌다.
◇팝업·SNS까지 손쉽게 반복 활용

15일 업계에 따르면 IP 캐릭터 협업 마케팅은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디즈니·토이 스토리 협업 굿즈를 선보였고, 팀홀튼은 빨간머리 앤 굿즈를 내놨다. 던킨은 산리오 캐릭터 도넛과 굿즈를 선보였고, 이디야커피는 포켓몬 협업을 반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더벤티는 슈퍼마리오와 협업해 컵과 키링, 인형 굿즈 등을 판매했다.
공통점은 뚜렷하다. 대부분 1990~2000년대 콘텐츠 IP다. 1996년 닌텐도 게임으로 처음 등장한 포켓몬스터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1995년 개봉한 픽사의 ‘토이 스토리’는 31세다.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는 1974년생으로 올해 52세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이 최근 협업한 ‘빨간머리 앤’은 1908년 소설로 처음 등장한 뒤 118년째 살아남았다.
이들 ‘나이 든 캐릭터’는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게 아니다. 수십 년간 검증된 팬덤과 향수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어린 시절 포켓몬 빵 스티커를 모으고 산리오 문구 세트를 사던 세대가 소비력 강한 30~40대로 올라와 캐릭터 소비의 중심축이 아동에서 성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물가·저성장·취업난 등 고단한 현실과 씨름하고 있는 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굿즈에 열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P는 어린 시절 기억과 감정을 다시 꺼내는 장치”라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의 핵심은 ‘굿즈를 얻기 위해 식품을 사는 소비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과거처럼 TV 광고 한 편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한 뒤 인증하고 수집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소비 구조 자체가 뒤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굿즈는 제품 판매를 돕는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굿즈 자체가 목적이고 음료·식품이 수단이 됐다. 키링 하나를 얻기 위해 음료 3잔을 사는 소비자는 가격에 둔감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제품보다 굿즈를 얻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했다.
◇“스타는 비용이지만 IP는 자산”
IP 마케팅을 택하는 기업이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기도 하다. 연예인 모델은 계약이 끝나면 효과가 사라지고 논란이 생기면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비해 캐릭터 IP는 한 번 세계관을 구축하면 광고와 굿즈, 팝업스토어, SNS 콘텐츠로 손쉽게 반복 활용이 가능하다. 업계에서 “스타는 비용이지만 IP는 자산”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롯데칠성음료의 ‘새로구미’가 대표적이다. 롯데칠성은 유명 연예인 대신 구미호 캐릭터를 중심으로 병 라벨과 광고, 팝업스토어 등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새로도원’ ‘새로중앙박물관’ 등 체험형 공간도 운영했다. 새로는 출시 3년 만에 누적 판매 8억 병을 넘어섰다. 단순히 소주 판매에 그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IP와 협업에 그치지 않고 ‘팬덤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CJ온스타일이 팬덤 IP 협업 전담 조직인 ‘IP-X팀’을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BO와 헬로키티, 팝마트처럼 이미 팬덤이 있는 IP를 활용해 반복 구매 시스템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포켓몬빵은 띠부씰 수집 욕구를 자극해 반복 구매를 유도하고, 스타벅스는 시즌 한정판 굿즈로 재방문을 이끌어냈다.
권용훈/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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