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투자 끌어들였던 일본, 주주권 행사 문턱 높인다[글로벌 모닝 브리핑]

김정욱 기자 2026. 5.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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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4월 27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밖 전광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日 정부, 임시총회 소집 의결권 3%→5%로 추진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기업 경영 환경 안정화를 위해 주주권 행사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회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이에 외국 자본의 일본 투자 전략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면서 한국도 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법제심의회 논의를 거쳐 주주권 행사 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의 회사법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며, 이르면 내년 1월 열리는 정기국회에 해당 법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현행 3% 이상으로 돼 있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 요건을 5% 이상으로 올리고, 주주제안권의 ‘300개 이상 의결권’ 조항을 폐지해 ‘총의결권의 1% 이상’ 단일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번 회사법 개정 논의의 배경에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급증이 있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공개 행동주의 캠페인은 85건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났습니다. 광학 업체 톱콘이 미국 행동주의 펀드 밸류액트캐피털의 압박 끝에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야후재팬이 자회사 아스쿨의 경영진을 주총에서 해임하는 등 실력 행사가 잇따랐습니다.

애초에 이 같은 행동주의는 2010년대 중반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와 기업 지배구조 코드를 도입하며 주주 권한을 넓히고 외국 자본 유입을 유도한 정책의 산물입니다. 베인캐피털·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저평가된 일본 기업들을 무대로 투자 규모를 빠르게 키워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 변화가 일본 시장의 투자 매력을 일부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일본 기업들이 여전히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본 효율 개선 여지가 충분한 만큼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주 압박 수단이 줄어드는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증시 개혁을 참고해 주주권 강화 정책을 설계해온 한국도 이번 일본의 방향 전환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40년 탈원전 끝내고 ‘원전 귀환’ 합류

체르노빌 사고 이후 40년 가까이 탈원전 기조를 이어온 이탈리아가 원자력발전 재개를 공식 추진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번지고 있는 ‘원전 귀환’ 흐름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1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경제 매체 ‘일솔레24오레’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올여름까지 원전 재개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멜로니 정부는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을 중심으로 원전 정책을 추진하며, 2030년대 중반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직후인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 폐지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원전 회귀를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에너지 안보 위기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겹치면서 천연가스 가격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높아졌고,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로서는 에너지 공급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태양광·풍력·지열 등 재생에너지에 적극 투자해왔음에도 급등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넘어야 할 현실적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전 폐기물 처리 문제와 함께 지진이 잦은 지형 특성상 안전한 원전 부지를 선정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행보는 유럽 전반의 흐름과 궤를 같이합니다. 2023년 탈원전을 완료한 독일도 최근 원전 회귀 논의를 재개했으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3월 “원전 단계적 폐쇄가 전략적 실수였다”고 인정하며 원자력을 신뢰할 수 있는 저탄소 전력원으로 재평가했습니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유럽에서 원전이 다시 핵심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란 의회, 트럼프 암살에 837억원 현상금 추진

4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군인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포스터 앞에 서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살에 5000만 유로(약 837억 원)의 현상금을 법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심의에 착수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적대적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15일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국영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한 개인이나 단체에 정부가 해당 금액을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을 심의 중”이라며 “이란 지도자와 군 사령관들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3월에는 이란 내 휴대폰 이용자들에게 트럼프 암살 모금 캠페인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가 대규모로 발송됐습니다. 이란 매체 디드반이란은 약 29만 명이 지지 의사를 밝혀 서약 금액이 총 2500만 달러(약 376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도 맞불 성격의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자금 조달 구조, 위장 기업, 제재 회피 협력자, 거래 금융기관 등에 관한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최대 1500만 달러(약 226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 역시 이란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미 공군 방첩 요원에 20만 달러(약 3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양국이 서로를 겨냥한 포상금 경쟁에 돌입한 이번 상황은 외교적 협상 공간을 급격히 좁히는 동시에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도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핵 협상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수면 아래 정보전과 심리전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포드, 중국 CATL과 손잡고 ESS 시장 본격 진출

포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던 포드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의 기술 제휴를 발판 삼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14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포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7% 오르며 이틀간 약 20% 급등했습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포드의 ESS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포드와 CATL의 협력이 전력회사와 데이터센터의 ESS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출범한 ESS 전담 자회사 ‘포드에너지’의 기업 가치가 최대 100억 달러(약 15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사업 구조는 이렇습니다. 포드는 2023년 CATL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켄터키주의 기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대형 ESS 공장으로 전환하는 한편 미시간주 마셜공장에서는 소형 ESS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총 20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해 2027년 말 첫 고객 인도를 목표로 연간 최소 20GWh(기가와트시) 생산을 추진 중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수개월 내 하이퍼스케일러(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운영사)와의 대규모 계약 체결도 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30년께 매출총이익률이 36%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으며,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ESS 사업을 2029년 영업이익률 8% 달성의 핵심 축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미국 정치권의 견제는 잠재적 리스크입니다. 공화당 소속 존 몰러나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올 1월 포드에 CATL과의 계약 내용 공개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포드에너지의 지분을 포드가 100%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ATL이 경영 의사결정에 개입하거나 미국 공장의 운영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美 알파벳, 5조원대 엔화 채권 발행···외국 기업 사상 최대

알파벳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외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이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알파벳은 오는 21일 5765억 엔(약 5조 4515억 원) 규모의 글로벌 엔화 채권을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합니다. 알파벳이 엔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9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발행 규모를 넘어선 비일본 기업 기준 최대 물량입니다.

채권은 3년·5년·7년·10년·15년·30년·40년 등 7가지 만기로 구성되며, 물량이 가장 많은 5년물은 2005억 엔(약 1조 8967억 원) 규모에 표면 이율 2.412%로 책정됐습니다. 발행 주간사는 모건스탠리와 미즈호증권이 맡았습니다.

이번 발행의 핵심 배경은 AI 인프라 투자 수요 급증입니다. 알파벳은 2026년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1900억 달러(약 285조 원)로 예상하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 부담이 겹치면서 현금흐름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회사채 시장에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의 AI 채권 발행이 집중되면서 투자자 수요가 한계에 다다르자 조달처를 해외 통화로 분산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알파벳은 올해 달러와 엔화 외에도 유로·파운드·캐나다달러·스위스프랑 등 다양한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아마존도 스위스 시장에서 28억 스위스프랑(약 4조 6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같은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엔비디아 대항마 세레브라스, 상장 첫날 68% 폭등

14일(현지 기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세레브라스 상장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의 경쟁사로 주목받아온 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68%나 급등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세레브라스는 14일(현지 시간) 나스닥에서 공모가 185달러(약 27만 6000원) 대비 68.15% 오른 311.07달러(약 46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시초가가 350달러(약 52만 3000원)를 넘어서며 시가총액이 일시적으로 1000억 달러(약 149조 6300억 원)를 돌파하기도 했으며, 종가 기준 시총은 670억 달러(약 100조 40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올 2월 산정된 기업가치 231억 달러(약 34조 5691억 원)와 비교하면 상장 하루 만에 몸값이 3배 가까이 뛴 셈입니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은 55억 5000만 달러(약 8조 3055억 원)로 2019년 우버 이후 미국 기술기업 최대 규모입니다. 창업자인 앤드루 펠드먼 CEO와 숀 리 기술책임자는 각각 32억 달러(약 4조 7827억 원), 17억 달러(약 2조 5408억 원)의 지분 가치를 기록하며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세레브라스의 핵심 경쟁력은 독자적인 웨이퍼규모엔진(WSE) 기술입니다. 실리콘 웨이퍼를 자르지 않고 통째로 활용해 업계에서 가장 큰 AI 칩을 구현하며, 일반 칩이 D램 메모리를 외부에 연결하는 방식과 달리 칩 위에 고속 S램을 직접 올려 연산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3세대 WSE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추론 속도가 15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추론 성능이 핵심 지표로 부상하자 세레브라스는 올해 오픈AI와 200억 달러(약 29조 8980억 원) 규모의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에도 제품을 납품하기로 하며 시장 입지를 빠르게 다지고 있습니다.

창업 11년 만에 이룬 이번 성과는 GPU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자적인 아키텍처로 틈새를 파고든 결과라는 평가입니다. 추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국면에서 세레브라스가 엔비디아의 독주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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