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노조 보고있나?”…‘23조 깜짝실적’에도 4000명 해고한 시스코

이승주 기자 2026. 5. 16. 05: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23조 원이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고도 인공지능(AI)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전체 인력의 5%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다.

수익 창출을 넘어 미래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글로벌 빅테크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과 제도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14일 경기 수원본사 정문 앞에 한 직원이 서 있다. 문호남 기자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23조 원이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고도 인공지능(AI)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전체 인력의 5%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다. 수익 창출을 넘어 미래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글로벌 빅테크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과 제도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시스코는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분기 중 약 4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시스코의 지난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58억4000만 달러(약 23조 6159억 원)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대비 35% 이상 급증했음에도 시스코가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강수를 둔 이유는 ‘성장 엔진의 교체’ 때문이다.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절감보다는 인력 재배치에 관한 것”이라며 실리콘, 광학, 보안 등 AI 인프라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급변하는 산업 지형에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미래 기술에 재투자하지 않으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현재 삼성전자가 직면한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며 이를 명문화(제도화)할 것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수십조 원 규모의 파격적인 특별 포상안을 제시했음에도 노조는 ‘제도화’를 고수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주주들과 일반 국민들은 대체로 한국 경제 및 주가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9.3%가 이번 파업을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주주 손 모씨(61)은 “성과급 안받아도 일할 사람 많을텐데 다 잘라버렸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인텔·TSMC·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차세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비상 상황’임에도 불구, 노조가 미래 투자 여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당장의 보상에만 매몰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스코를 비롯해 오라클,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AI 패권을 쥐기 위해 실적이 좋을 때 오히려 인력을 줄이며 실탄을 확보하는 모습은 삼성전자 노조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뼈를 깎는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은 노사 갈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라며 “당장의 성과급 요구보다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생존과 투자를 우선시하는 노사 간의 지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주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