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벌써 차기 당권 경쟁?… 나경원·안철수·김문수, 전국 누비며 후보 지원
5월 절반 지역에서... 장동혁은 8일
"지선 뒤 당권 노리는 것 아닌가" 해석
뜻밖 선전에 장동혁 체제 유지 가능성도

국민의힘 중량급 인사들이 6·3 지방선거 지원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나경원 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보름 중 절반 이상을 국민의힘 주요 후보 선거 지원에 할애하는 등 당 지도부급 지역 일정을 소화했다. 후보 요청에 따른 것이라지만, 당내에서는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다. 장동혁 대표 리더십에 대한 당내 불신이 여전히 거센 만큼, 6·3 지방선거 이후 펼쳐질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 깔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상 축사 등 합치면 더 많다"
나 의원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보름 중 이레를 지선 지원을 하는 데 시간을 썼다. 추경호(대구), 이장우(대전), 김태흠(충남), 유정복(인천), 김영환(충북), 양향자(경기) 후보 등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안 의원 역시 15일 중 6일을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이 아닌 지역에서 보내며 광역·기초 단체장을 가리지 않고 선거 일정에 동행했다. 원외 인사인 김 전 장관은 15일 중 13일을 지역 후보 지원에 나설 정도로 총력을 쏟고 있다.
이들이 소화한 일정은 장 대표를 '원톱'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당 지도부와 맞먹을 정도의 강행군이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중 8일을 지역에서 보냈고, 공동선대위원장인 송언석 원내대표는 15일 중 10일을 썼다. 나 의원과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영상 축사를 보내거나 일정이 겹쳐 가지 못한 것을 합치면 후보들로부터 받은 지원 요청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했다. 안 의원의 경우 거리 유세가 시작되는 21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출정식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동혁, 영남 이기면 당권 유지하려 하지 않겠나"
당내에서는 이들의 행보를 지선 이후 보수 진영 개편 가능성과 연결 짓는 시선이 많다. 지선이 목전에 닥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긴 했지만, 최근까지도 장 대표가 '윤 어게인' 노선 변화를 거부하면서 2선 후퇴 요구가 빗발쳤던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장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지만, 지선 결과에 따라 사퇴 압박이 커질 수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선거가 끝나면 장 대표를 향해 미뤄 놨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안정적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당대표는 2028년 4월 실시될 23대 총선에서 공천권을 갖는 만큼, 당권 경쟁이 조기 점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오 후보가 당선되면 보수가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선거가 끝나고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기 전대가 현실화할지 여부는 지선 결과에 달렸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최근 보수 결집 움직임이 일면서 주요 격전지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는 만큼, 장 대표가 지선 이후에도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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