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카스트로 기소 압박하면서… CIA 국장, 쿠바 찾아 협상
민간 통한 1억달러 원조 제안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를 상대로 압박과 협상을 병행하는 이른바 ‘당근과 채찍’ 전략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수도 아바나로 보내 고위급 협상에 나서는 한편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기소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14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 법무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95세인 라울 카스트로 기소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소는 1996년 쿠바가 쿠바 망명자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미국 기반 인도주의 단체 ‘브라더스 투 더 레스큐(Brothers to the Rescue)’ 소속 항공기를 격추한 사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가 현실화할 경우 단순한 사법 절차를 넘어 쿠바 공산 정권의 상징적 인물에 대한 미국의 직접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라울 카스트로는 1959년 쿠바 공산 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으로, 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세’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쿠바 공산 정권을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규정하며 강경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바의 최대 에너지 공급국이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1월 축출된 이후 미국은 쿠바에 연료를 공급하는 국가들에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며 사실상 ‘에너지 봉쇄’ 수준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 여파로 쿠바 전역에서는 장시간 정전과 생필품 부족 사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12일 돌연 소셜미디어에 “쿠바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대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13일에는 쿠바 정부를 거치지 않고 가톨릭교회 등을 통해 직접 배분하는 조건으로 1억달러(약 1504억원) 규모의 대(對)쿠바 지원 방안도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랫클리프는 이날 아바나에서 라사로 알바레스 카사스 내무장관과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 등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CIA 관계자는 “미국은 쿠바가 근본적인 변화를 이행할 경우 경제·안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1959년 쿠바 공산 혁명 이후 CIA 국장의 쿠바 방문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라울 카스트로의 기소 가능성을 검토하며 쿠바 정권을 극한 압박으로 흔드는 동시에, 일정 수준의 체제 변화나 안보 협력을 조건으로 협상 가능성도 열어두는 ‘복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른바 ‘베네수엘라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은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과도정부와 관계 개선에 나서며 협력 국면으로 전환한 바 있는데, 쿠바에도 유사한 접근법을 적용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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