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단일화', 70% 부동층은 정책을 기다린다

김연수 경남도민일보 기자 2026. 5. 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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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자의 시선]

[미디어오늘 김연수 경남도민일보 기자]

▲ 5월11일 경남MBC 뉴스 '교육감 후보에게 묻는다' 보도 갈무리

경남 창원 도계동의 한 공방. 학부모 세 명이 둘러앉았다. 지적 장애 자녀를 키우는 이들이었다. 카메라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조명은 작은 공간을 밝게 비췄다. 어색한 침묵도 잠시, 부모들이 말문을 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마다 지적 장애 자녀를 교육시키며 겪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 어머니는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또다른 어머니는 취업교육이 좀 더 다양해지기를 바랐다. 어렵게 입을 뗀 한 아버지는 장애·비장애 아동·청소년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통합센터 건립을 제안했다.

이 영상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가 속한 뉴미디어부가 기획한 콘텐츠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론장에서 소외된 유권자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다. 특히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들마다 장애 아동·청소년 정책이 얼마나 빈약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 이야기를 추려 후보들에게 전달하는 과정까지 총 두 편의 영상으로 준비했다.

정작 교육감 후보들은 단일화에 몰두하고 있었다. 4월달에 영상을 기획할 당시 교육감 후보들은 한창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5월쯤에는 어느 정도 후보 윤곽이 드러날 줄 알았다. 그런데 선거를 3주 남짓 남겨놓고 영상을 촬영한 시점까지 후보는 6명에서 줄어들지 않았다. 실제 투표일에 몇 명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지지하는 후보가 사퇴할 수도 있다. 유권자로 처지에서는 혼란 그 자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생존게임을 벌이는 후보들에게 정책 경쟁을 바라는 건 사치다.

경상남도 교육감 선거는 현재 6파전이다. 박종훈 교육감이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면서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보수 진영에서는 권순기·김상권·김승오 후보가, 진보 진영에서는 송영기 후보가 뛰고 있다. 여기에 독자 노선을 걷는 김준식 후보와 오인태 후보까지 합쳐 모두 여섯 명이다.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방식이 제각각이다. 특히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여지껏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권순기 후보는 공개토론과 여론조사를 요구했다. 김상권 후보는 방송3사 토론 3회 이상을 조건으로 걸었다. 김승오 후보는 배심원단 1000명이 참여하는 공개토론 뒤 현장투표를 제시했다. 저마다 자신의 방식이 가장 공정하다고 주장하는듯 하다.

이 단일화 자체가 참 기묘하다. 교육감 후보에게는 소속 정당이 없다. 진보도 보수도 공식 명칭이 아니다.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 그 진영을 명분으로 진보끼리 뭉치자, 보수끼리 뭉치자 외친다. 그 논리대로라면 최소한 진보 성향 교육이 무엇인지, 또 보수 성향 교육은 무엇인지 먼저 보여주는 게 순서다. 아니, 반드시 어느 한 진영이 승리해야된다는 명분, 이유 조차도 알 수 없다. 궁극적으로 왜 단일화를 해야되는지 모르겠다. 그냥 여섯 명에서 끝까지 함께 경쟁하며 완주하자고 협약이라도 맺으면 안 될까.

▲ 5월11일 경남MBC 뉴스 '교육감 후보에게 묻는다' 보도 갈무리

유권자는 혼란스럽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동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KBS창원 의뢰로 지난 4월14일부터 16일까지 경남지역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 49%, '모름·무응답' 21%로 '부동층' 비율이 70%에 달했다.(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으로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도계동 작은 공방에서 부모들이 꺼낸 이야기는 거창하지 않았다. 활동지원사를 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취업교육 선택지를 넓혀달라는 것, 장애와 비장애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것. “우리 아이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게 해달라”는 아주 기본적인 바람이었다. 이 목소리는 경남교육감 후보들에게 반드시 전할 것이다. 단일화 셈법에 매몰된 나머지 교육 현장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똑바로 묻고 있는 그대로 드러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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