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선발 돌아갈 생각 없다" LG 11승 좌완, '마무리 전환' 팬 우려에 단호히 답했다... 벌써 2SV 달성 "아직 80점"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2026. 5. 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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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LG 트윈스 새 마무리 투수 손주영이 15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올해는 선발 투수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그걸 (팬들께) 말씀드리고 싶었다."

매 시즌 10승을 기대할 수 있는 좌완 선발 투수에게 익숙지 않은 마무리 자리를 맡겼다. 앞서 부상이 있었던 터라 팬들의 걱정은 더 커졌다.

손주영(28·LG 트윈스) 또한 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우에 불과할 뿐이라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영은 2024년부터 팀 선발진을 지키는 핵심 투수로 거듭났다. 2024년 9승, 지난해 11승을 거뒀고 2년 연속 규정이닝(144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나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개막을 앞두고는 옆구리 통증을 느껴 뒤늦게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손주영이 지난 3월 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도쿄 POOL 호주전에 선발 등판해 1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 사이 선발진이 완성됐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아시아쿼터 라클란 웰스, 임찬규와 송승기까지 진용을 갖췄다. 반면 주전 마무리 유영찬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뒷문에 구멍이 생겼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두 차례 경기에 나섰고 첫 경기에선 2이닝 무실점 투구를, 지난 1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아 프로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팬들은 트럭시위에 나섰는데 '미래를 담보로 한 10승 좌완 선발을 마무리행'이라며 이 결정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두 시즌간 선발로 뛰었던 손주영을 갑작스레 마무리로 활용하는 게 부상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였다.

손주영은 2024년 가을야구를 떠올렸다. 데뷔 첫 풀타임 선발로 28경기 144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 10패, 평균자책점(ERA) 3.79로 맹활약한 손주영은 이후 가을야구에서 핵심 투수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에서 대기하던 손주영은 선발 붕괴 후 등판해 5⅓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고 이틀 휴식 후 다시 구원 등판해 2이닝을 책임지며 홀드를 따내고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선 사흘 휴식 후 선발로 나서 4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다시 사흘을 쉰 뒤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1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되며 아쉬움을 남겼던 쓰라린 기억이다. 추후 손주영이 팔꿈치 부상이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져 더욱 안타까움을 키웠다.

LG 손주영(왼쪽)이 지난 13일 삼성 라이옩전에서 통산 첫 세이브를 달성한 뒤 박동원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처음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건 지난 8일이었다. 15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손주영은 "감독님께서 금요일(8일) 연장전을 치른 경기 후 '세이브 한 번 할래?' 물으셨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말씀을 하셨다"며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금씩은 '마무리를 할 수도 있겠다' 아니면 '필승조로 갈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다"며 "선발 투수들이 제가 처음 올라왔을 때 너무 다들 잘하고 있었다. 자리가 없었고 그때 2군에서 50개 정도 던지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빌드업을 두 번은 해야 되고 70개, 80개, 90개 이렇게 늘려가야 했다. 팀 상황이 이러니까 진짜 (마무리로) 갈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걱정 만큼 큰 부담이 없었다. 손주영은 "개인적인 생각인데 지금은 마무리를 하다가 선발로 바꾸는 게 더 힘들 것 같다. WBC 앞두고 2이닝 연습 경기, 2이닝 연습 경기, 1이닝 일본전, 1이닝 호주전, 키움전 2이닝 던지다가 이렇게 다쳤다"며 "2군에서도 (배)재준이 형이랑 같이 훈련을 하는데 빨리 팔을 적응시켜야 되니까 옆구리는 다 나았는데 팔이 적응이 안 돼 있어서 캐치볼을 매일 같이 했다. 강하게 피칭을 하고 하루 쉬고 또 피칭을 하고 이런 느낌으로 해놔서 불펜 (투수) 팔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선발 투수로 몸을 올리다가 키움전에서 다쳤기 때문에 선발 투수 빌드업은 되게 섬세하고 조심스러워야 된다. 첫 세이브를 하고 생각한 게 이 상황에서 선발로 간다면 제 몸의 상태가 더 불안한 느낌이었다"며 "빌드업을 하다가 다친 적이 있으니까.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유)영찬이 형도 올 거고 (고)우석이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1년만 해보자고 하셨고 '좋습니다. 재밌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LG 트윈스 손주영이 15일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 9회말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손주영은 "프로에서 1군 3년 차인데 2년 동안 선발 투수로서 잘했는데, 중간에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2군에 있다 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팀에도 도움이 되고 싶은 게 컸다. 팀 상황도 그렇고 제가 생각했을 때도 선발 투수가 쟁쟁했다. 그래서 (마무리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물론 팬들의 걱정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 "경험이 많이 될 것이다. 이때 결정구를 더 연습을 하려고 한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변화구 결정구가 좋아야 되니까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더 예리하게 가다듬는 해가 될 수도 있고 스피드를 더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올해는 선발 투수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그래서 그걸 (팬분들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도 등판 기회가 찾아왔다. 7-3으로 앞서가던 팀은 8회말 최지훈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9회초 LG는 박해민과 신민재의 연속 안타 이후 천성호, 홍창기가 연이어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다시 앞서갔다.

9회말 LG의 선택은 당연히 손주영이었다. 대타 안상현의 땅볼 타구에 천성호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손주영은 제구가 흔들리며 박성한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무사 1,2루에서 정준재와 과감한 승부를 펼치며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손주영은 통산 홈런 1위 최정을 우익수 뜬공,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결국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고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LG 트윈스 손주영(오른쪽)이 15일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켜낸 뒤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3경기에서 4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ERA는 0을 유지했고 피안타율은 0.200,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0으로 위압감을 보여줬다.

첫 세이브를 거둘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경기 후 손주영은 "실책이 나왔어도 저는 땅볼 유도가 많으니까 더블 플레이를 하면 되겠다는 마음으로 나섰다"며 "그래서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았다"고 말했다.

팀 승리를 지켜내고도 아쉬움이 남았다. 이틀 전 투구 여파로 팔이 빨리 풀리지 않았고 이닝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손주영은 "팔 적응만 조금 빨리 되면 더 자신 있을 것 같다. 삼성전 같은 구위가 계속 나와야 되는데 그걸 하려면 그래도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며 "2024년에 선발 처음할 때도 힘들었다. 100구를 던지고 5일 동안 팔이 안 풀리더라. 그걸 두 세 달 하니까 적응이 됐다. 치료도 열심히 받고 마사지도 받다 보면 이번에도 적응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주영은 "오늘도 짜릿했다. 위기가 왔다가 막으니까 팬분들도 더 좋아하시는 것 같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다음엔) 주자 없이 깔끔하게 막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두 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모두 팀을 지켜내며 쾌조의 시작을 알렸다. 마무리로서 스스로에게 80점을 주겠다는 손주영은 "지난번과 똑같은 구위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그게 된다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때(삼성전)는 사흘 푹 쉬고 던져서 팔이 아주 가벼웠다"며 "그 다음 목표는 연투했을 때도 구위가 나오는 것이다. 1년만 할 거니까 100경기만 고생하자는 생각으로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왼쪽)이 15일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켜낸 뒤 손주영의 엉덩이를 토닥이고 있다.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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