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배우’ 박정민은 어떤 책을 추천했나

전하영 기자 2026. 5. 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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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손꼽히는 애서가
독립서점 운영부터 출판사 설립 등
사회적 감수성 닿아 있는 도서 5종
교보문고 제공

배우 박정민은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애서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독립서점을 운영했고, 현재는 출판사 '무제'를 이끌고 있다. 배우 활동을 넘어 책을 매개로 독자와 만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독특한 행보 뒤에는 좋은 걸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다. 실제로 한 매체 인터뷰에서 박정민은 "읽고 좋았던 책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책 파는 사람이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도 유튜브를 통해 "책장 한 칸을 빌려 또다시 작은 책방을 열었다"고 전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책과 독자를 연결하고 있다.

박정민의 창작노트가 되어준 책
박정민은 2021년 첫 연출작 단편영화 '반장선거'를 선보였다.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권력과 정치의 작동 방식을 들여다본 24분짜리 작품이다. 그는 민음사 유튜브 채널에서 이 작품을 준비하며 영감을 받은 책들을 소개했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의 결정적인 차이가 무엇인지를 다룬다. MIT 경제학과 교수·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의 15년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 박정민은 "국가의 빈부 격차가 환경이 아닌 정책에 의해 결정된다는 시각이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프란스 드 발의 '침팬지 폴리틱스'는 권력 투쟁과 계급 구조가 존재하는 침팬지 세계를 통해 정치가 인간만의 영역인지 질문한다. 이 작품 역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의 침팬지 집단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두 책 모두 공통적으로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가'를 다룬다. 
교보문고 제공

인간의 감정을 파고드는 책
박정민이 '인생 책'으로 꼽은 작품들은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깊게 들여다본다. 대표적인 작품이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다.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의 원작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못생긴 여자와 상처입은 두 남자를 통해 '사랑받을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박정민은 책에 막 입문하기 시작했던 20대 시절 늘 끼고 살았던 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천선란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3편의 이야기다. 다소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재난 속에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다룬다. 박정민의 추천사에 따르면 "작가가 대체 어떤 사랑을 해 왔던 것인지 묻고 싶어지는 책"이다.
교보문고 제공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책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의 이름은 '무제'다. 이름 없는 것들,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들여다보고 그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출판사 무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김지혜의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현장 활동가로서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과 직접 만나온 저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일상에서 차별이 어떻게 반복되고 강화되는지를 짚는다.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차별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구조에서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