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곡계굴 사건, 75년 만에 보상 길 열리나
[KBS 청주] [앵커]
한국전쟁 당시 단양에서 수백 명의 민간인이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사건이 있습니다.
이른바 곡계굴 사건인데요.
사건 발생 75년 만에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유족 보상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이규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텃밭을 가꾸는 85살 조병우 할아버지.
몇 명 남지 않은 단양 곡계굴 사건의 생존자입니다.
75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날의 기억은 선명합니다.
[조병우/단양 곡계굴 사건 생존자 : "울음소리뿐이지 뭐. 울음소리. 산 사람도 서로 부르고 (곡계굴) 안에 대고 부르고 누구 이름 부르고. 진짜 막 아비규환이지."]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20일.
북한군과 중공군 소탕을 위해 미군이 대대적인 공중 폭격에 나서며 단양 곡계굴과 주변에 피신해 있던 수백 명의 민간인이 희생됐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2008년, 2백 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상해 희생자에 대한 구제에 나서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진실 규명 이후에도 실질적인 사과와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조병규/단양 곡계굴 사건 희생자 대책위원장 : "국가에서 인정했으면 당연히 거기에 따르는 보상 문제는 자연히 따라가고 (명예 회복도)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인 거야."]
이런 가운데 곡계굴 사건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보상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법안에는 희생자 유족에 대한 보상금과 의료·생활지원금 지급, 추모 사업과 추모재단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엄태영/국회의원/곡계굴 사건 법안 대표 발의 :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유족 보상과 추모 사업 등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75년.
뒤늦게라도 희생자와 유족의 오랜 한을 달래 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
이규명 기자 (investigat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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