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비만, 자녀 신장병 위험 높인다… 원인은 '이 물질'
임신 중 비만, 자녀 신장 손상 지표 높이고 섬유화 악화
손상 유발 물질 '20-HETE' 차단 시 정상 회복… 새 치료 표적 제시

임산부의 비만이 자녀의 만성 신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화둥사범대학 및 상하이교통대학 의과대학 부속 신화병원 공동 연구팀은 비만 어미에게서 태어난 실험쥐와 실제 소아 급성 신손상 환자 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5%인 8억 명 이상이 앓고 있는 만성 신장질환이 어떻게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이어지는지, 그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특정 세포 단위의 치료 표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임신 중 비만이 자녀의 신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암컷 쥐에게 12주 동안 전체 칼로리의 60%를 지방으로 채운 고지방 식단을 먹여 비만을 유도했다. 이후 정상 수컷 쥐와 교배해 얻은 수컷 새끼 쥐에게 8주간 정상 식단을 먹여 키운 뒤, 엽산 투여 및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수술을 통해 급성 신손상 상태를 유발했다. 또한 동물실험 결과가 실제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총 7명의 소아 급성 신손상 환자(정상 체중 산모의 자녀 4명, 비만 산모의 자녀 3명)의 임상 데이터와 혈액 시료를 함께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만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는 정상 어미의 새끼 쥐에 비해 혈중 요소질소와 크레아티닌 등 신장 기능이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혈액 내 손상 지표가 현저히 높았다. 특히 신장 조직의 약 90%를 차지하며 노폐물을 걸러내는 가느다란 관인 세뇨관 중 '근위세뇨관' 세포에서 지질 대사 효소가 과도하게 작용하면서, 생리활성 물질인 '20-HETE' 생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도하게 만들어진 20-HETE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Ffar1)를 자극해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과도하게 활성화했다. 유전자 발현을 분석(RNA 염기서열 분석)한 결과, 비만 어미 군의 대식세포는 정상군과 비교해 총 502개의 유전자 작동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신장 조직을 보호해야 할 대식세포가 오히려 조직을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세포(근섬유아세포)로 성질이 변하는 현상(MMT)이 빨라지면서 신장 내부의 섬유화가 심해졌다.
이번 연구는 엄마의 대사 질환이 자녀의 특정 장기 내 세포 간 신호 전달 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연구팀이 20-HETE의 생성을 막거나, 수용체(Ffar1) 및 미토콘드리아의 과도한 에너지 생성 반응(OXPHOS)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하자, 비만 어미 새끼 쥐의 신장 손상 및 조직이 굳어지는 섬유화 지표가 정상군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산모의 비만으로 인해 자녀에게 나타날 수 있는 만성 신장질환의 연결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치료 표적을 찾아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중펑보(Fengbo Zhong) 연구원은 논문에서 "모체 비만과 자녀의 신장 질환 발병 사이에 존재하던 오랜 기전적 공백을 규명했다"며, "모체의 비만이 자녀의 신장 섬유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근위세뇨관과 대식세포 간의 병리적 신호 전달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Maternal obesity induces macrophage to myofibroblast transition in kidneys of male offspring through a pathway driven by 20-hydroxyeicosatetraenoic acid: 모체 비만은 20-하이드록시에이코사테트라엔산 주도 경로를 통해 수컷 자녀 신장의 대식세포-근섬유아세포 변환을 유도한다)는 2026년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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