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習, 생각 놀랄만큼 비슷"… 習 "MAGA·中부흥 공존 가능"
트럼프 "習은 존경하는 친구"
9월 미국 답방 다시 한번 요청
習 "이란 등 글로벌 소통 강화"
국제무대 영향력 자신감 과시
푸틴, 트럼프 귀국후 방중 추진
반미 연대 결속력 강화 노림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중국 권력의 심장부이자 시 주석의 집무실·관저인 중난하이에서 차담과 오찬 회의를 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이번 방중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전날에 이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일정을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2박3일 방중 일정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주요 의제로 떠올랐던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재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에 대해 이날까지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서 '빈손 회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차량 '비스트'는 이날 오전 10시 55분(현지시간)께 중난하이에 들어섰다. 두 정상은 통역만 대동한 채 편안한 분위기에서 중난하이 정원을 산책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후 차담과 오찬 회의를 진행했다.
중난하이는 명·청 시대 황실 정원으로, 현재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를 비롯해 공산당 중앙위원회 등 중국 권력 핵심 기관이 밀집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차담에서 "이번 방중은 놀라운 방문"이라며 "(시 주석과) 환상적인 무역 합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 문제에 대해 매우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 상황(전쟁)이 끝나기를 원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 주석을 향해 "매우 존경하는 사람이자 친구"라고 표현한 뒤 "상호주의 무역처럼 방문 역시 상호주의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시 주석에게 오는 9월 24일 미국 답방을 거듭 요청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역사적이고 상징적"이라며 "우리는 함께 중·미의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확정했으며,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 유지, 각 분야의 실질 협력 확대, 서로의 관심사를 적절히 해결하는 데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란 전쟁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한 셈이다. 특히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만들기를 원하고, 나는 중국 인민을 이끌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중·미는 협력 강화를 통해 각자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차담에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가 배석했다. 중국 측에선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 부부장, 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참석했다.
차담에 이은 오찬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번 차담과 오찬 회의에서는 전날 다룬 주요 의제들을 두고 세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회의가 종료된 뒤에도 미·중은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형태의 결과물을 내놓지 않았다. 반도체와 희토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 이후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꺼내든 무역법 301조 조사는 물론이고 지난 10일 미국 백악관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제시한 미·중 무역위원회·투자위원회 설립 방안에 대한 결과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무역 시장의 불확실성만 남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길에 오르자 '친중 국가' 수장들은 잇달아 방중을 추진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방중 날짜가 오는 20일이라고 전했다. 샤리프 총리의 방중은 23일로 예상된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러시아·파키스탄 정상이 잇달아 방중하는 것은 '반미 연대'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주융뱌오 란저우대 아프가니스탄연구센터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은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국이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중국의 발전 가능성과 강대국으로서의 역할이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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