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5월 특수는 옛말…생계 흔들리는 꽃농가

정희윤 기자 2026. 5. 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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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정의 달' 5월은 꽃 소비가 가장 많을 때지만, 올해는 폐업을 고민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합니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생산 비용은 높아지는데, 가격이 싼 수입산 꽃이 들어오면서 생계를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남들은 일어날 시간일 오전 7시가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꽃을 실어갈 트럭이 오기 전까지 그날 출하할 장미를 다 따야 합니다.

일단 도착했는데요, 지금이 가장 바쁘신 시간이라해서요.

인사를 이따 나누고 일단 일손을 돕겠습니다.

[장미 전용 가위인데 여기 이렇게 물려지게끔 {네}]

고온에 약한 식물이다보니 따자마자 최대한 빨리 시원한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렇게 뛰어다니다보니 어느덧 장미 700송이 출하 준비를 마쳤습니다.

자 이렇게까지 해서 오늘 재배한 장미 다 보냅니다.

한 트럭 보내고서야 이 농가의 주인, 이수정 대표와 마주했습니다.

아버지가 40년 동안 일군 농장을 물려받은지 16년 차, 30만 송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저희 아버지는 하길 원하시지 않으셨어요. 제가 고생하길 원하지 않았으니까…]

장미 키우는 일, 생각보다 고되고 어렵습니다.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저는 꽃을 좋아해요. 장미 너무 좋아하고…]

그래도 꽃이 좋아 이 일을 선택했습니다.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이 종을 어떻게 다 공부하세요?} 그냥 보여요. 보다 보면은. 한번 따보세요. 일이 많죠. {(순이) 엄청 많이 나네요.} 한 송이에 이렇게 다 정성을 쏟아야 장미 한 송이가 나와요.]

송이마다 들여다보고 마음쓰는게 일과 대부분입니다.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조금만 벌어지거나 조금만 오므라들어서 서로 크기가 맞지 않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똑같은 꽃인데…]

꽃이 예쁜만큼 가시는 날카롭고 억셉니다.

부부 팔은 상처 투성입니다.

[고바울/장미 농가 대표 : {이거 다 장미에서 나온 상처예요?} 예, 근데 뭐 괜찮아요. 토시 끼고 해야 하는데…]

내 아이만큼 귀하게 키우는지라 아픈 줄 모른다고 했습니다.

[고바울/장미 농가 대표 : 늘 아내가 이야기하기를 애들보다 더 신경을 써야… 바로바로 보고 바로바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자식 같은 꽃을 키우는 부부 마음은 요즘 편치 않습니다.

고민이 깊습니다.

[고바울/장미 농가 대표 : (전기료) 소리 없이 계속 올리거든요. 1000평 기준으로 500(만)~600(만원) 나오던 게 지금은 800(만)~900(만원)으로 거의 2배가, 60% 이상 올랐거든요.]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비료 농약 모든 것들이 대부분 올랐어요. 파이프 자재도 엄청나게 올랐고요. 저희 기대치만큼 꽃 가격은 많이 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가장 힘들고…]

원자잿값은 오르고 곧 에콰도르산 장미가 무관세로 들어옵니다.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국화나 카네이션 이런 것도 수입 꽃 때문에 이미 우리나라 농가들이 거의 사라졌거든요. 장미가 지금 마지막 위기라고 보는데…]

실제 지난 20년 새 600곳이던 고양시 꽃 농가는 이제 120곳만 남았습니다.

[이수정/장미 농가 대표 : 너무 가슴 아파요. 이런 일들이 지금 최근에도 계속 일어나고 있어서 앞으로 좀 더 오래 일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그래서 오늘도 이 비닐하우스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이 예쁜 장미 한 송이를 만나려면 두 달 가량 밤낮으로 돌봐야 합니다.

고유가에 수입 꽃에 '가정의달 특수'는 옛말이 됐고 농민들 시름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김동준 VJ 김광준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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