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 강남 아파트 증여하다 세금 폭탄···무서운 IRS, '나 떨고 있냐'

김현우 기자 2026. 5. 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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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팟(HotSpot)'
부모 매입가 기준 세금 폭탄
한미 양국 세법 충돌의 비극
시민권 취득이 부른 과세 덫
글로벌 과세 표적 된 부동산
"중간만 가자."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런 처세술을 조기 이수한 우리는 영혼 없는 끄덕임과 '모르는 척'으로 무장한 생존의 고수들이다. 퇴근길 소주 한 잔에 "오늘도 버텼다"며 스스로를 마취하고, "받은 만큼만 일한다"며 핏대 세우는 걸 훈장처럼 여긴다. 그런데 이상하다. 성공했다는 이들의 삶은 왜 우리와 이토록 딴판일까. 어쩌면 우린 그저 거대한 '펜듈럼(Pendulum)'의 진동판 위에서 시키는 대로 춤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공력을 낭비하며 '잉여 포텐셜'을 공급하는 건전지 신세로 말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도덕 교과서 대신, 왜 이 지겨운 장면이 무한 반복되는지 그 메커니즘이 궁금했다. 내게 그 프리즘을 빌려준 바딤 젤란드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의 '트랜서핑' 이론을 메스 삼아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김현우의 핫스팟]을 시작한다.
한국 부모들의 강남 아파트 증여가 자녀의 미국 거주 신분과 충돌하며 세금 폭탄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은 증여 시가로 취득가를 높여주지만, 미국은 부모의 과거 매입가를 그대로 승계해 막대한 양도세를 물리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는 순간 한국식 절세 공식은 무너지고, 자녀의 시민권이 자산 승계의 거대한 족쇄가 된 역설적 상황이다. /챗GPT 제작 이미지

어머니가 정성껏 무친 명란젓과 깻잎장아찌. 행여나 상할까 아이스팩에 칭칭 감아 미국행 아들 이민 가방 깊숙이 넣는다. 하지만 LA공항 세관 앞에서는 얄짤이 없다. "우리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이라고 읍소해 봐야 미 농무부(USDA)의 반입 금지 규정 앞에서는 씨알도 안 먹힌다. 반찬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이것도 모자라 아들은 500달러짜리 벌금 딱지를 끊는다. 한국에선 눈물겨운 모정이 미국 국경을 넘는 순간 아들의 지갑을 터는 벌금 폭탄으로 둔갑하는 마법. 

서울 강남 아파트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건 오랫동안 대한민국 부모들의 인생 완성 퀘스트였다. 자식이 미국 명문대를 나와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라도 됐다면 금상첨화다. 한국식 상속·증여 문법에선 지금 시가로 증여세를 내고 소유권을 넘기는 게 남는 장사다. 증여 시점의 가격이 새로운 취득가로 인정(Step-up)되니, 훗날 집값이 더 올라도 양도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한국이라는 우주 안에서는 너무나 완벽한 절세의 물리학이다.

문제는 자식이 사는 곳이 미국이라는 데 있다. 미국 국세청(IRS)은 가족 간의 애틋한 증여 따위엔 감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 부모가 그 집 처음에 얼마 주고 샀소?"

한국은 증여 시점에 가격을 쿨하게 리셋해주지만, 미국은 부모가 과거에 집을 샀던 원가(Carryover basis)를 자식의 장부에 고스란히 얹어버린다. 부모가 20년 전 3억원에 산 대치동 아파트가 지금 35억원이 됐다 치자. 한국에선 "35억짜리 물려받았네"로 끝나지만, 미국 IRS의 계산기에는 "원가 3억원짜리 자산"으로 찍힌다.

자식이 나중에 이 집을 팔면 미국 세무 당국은 32억원의 차익 전체에 대해 세금을 내놓으라고 청구서를 날린다. 부모가 한국에서 짠 치밀한 절세 전략이 미국 세법 앞에서는 순진한 코미디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트랜서핑 관점에서 보면 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현실이 정면충돌하는 현상이다. 부모 세대는 여전히 "부동산은 자식에게 명의를 넘겨야 세금을 아낀다"는 한국형 펜듈럼에 매달려 있다. 그들은 한반도의 물리 법칙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자녀는 이미 미국의 깐깐하고 집요한 세무·금융 우주 안에 살고 있다. 같은 반포 아파트라도, 한국이란 좌표에선 든든한 효자 자산이지만 미국이란 좌표를 찍는 순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적 세금 지뢰로 본질이 뒤집힌다. 국경을 넘는 순간 가족애는 증발하고, 냉혹한 국제 과세표준만 남는 법이다.

얄궂은 역설이다. 2000년대 초반 조기유학 붐을 주도했던 부모들의 1차 목표는 자녀의 미국 영주권과 시민권이었다. 그것만 따면 신분 상승의 마침표를 찍는 줄 알았다. 그런데 20년이 흐른 지금, 자랑스럽던 미국 거주자 신분이 도리어 족쇄가 되어 서울의 알짜 부동산을 글로벌 과세의 먹잇감으로 만들고 있다.

초고령 자산가 사회를 덮친 새로운 공포는 "잘 물려주려다 IRS에 원금까지 다 뜯기는 것"이다. 자산의 본질이 어느 나라 세법의 지배를 받는가로 이동하는 거대한 흐름이다.

요즘 강남 PB센터를 찾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질문이 바뀌었다. "우리 애는 어느 나라 세법 위에서 살게 해야 할까요?".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