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믿기 힘들다” 이제 집 앞까지 ‘출몰’, 무서운 야생동물…같이 살 수 있을까 [지구, 뭐래?]
지금 지구는 어떤 상황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현실적인 지구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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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포획된 멧돼지.[강동구청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5095duhh.png)
끊임 없이 충돌하는 인간과 야생동물의 갈등, 누구의 편을 들 것인가
생존을 위한 사냥, 원초적인 약육강식의 범위를 벗어난 지는 오래.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욕심이 지속되며, 자연이 낳은 모든 것을 ‘상품’으로 취급한다.
![2025년 11월 9일 일본 기후현 히다시 후르츠파크 구로우치 과수원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아시아흑곰 한 마리가 포착됐다.[로이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5361ejfy.jpg)
야생동물이 대표적인 예. 돈이 되는 동물들은 농장 혹은 동물원으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방해가 되는 동물들은 즉시 제거됐다.
현대에 이르러, 그나마 ‘보전’이라는 이름으로 보장되고 있는 야생 생태계. 하지만 이 또한 일부일 뿐이다. 여전히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 야생동물들은 ‘불청객’으로 취급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에서 이같은 불청객의 등장이 더 잦아지고 있다. 특히 돌연 도시에 침입한 야생동물이 시민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목숨까지 앗아가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인도네시아 루왁커피 농장에서 발견된 사향고양이.[PETA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5654krcg.jpg)
우리는 이같은 갈등을 야생동물의 ‘침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도심 내 야생동물 출몰. 대부분 원인은 도시화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 단절 등에 있다. 끝을 모르는 인간의 ‘침입’이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적극적으로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를 준 야생동물이라 할지라도, 사살하거나 포획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문제는 모두가 야생동물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동안, 실제 야생동물 서식지 인근 주민들은 생명과 재산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 자칫하면 “주민보다 동물을 더 신경 쓴다”는 반발을 낳을 수 있다.
![부산도시철도 고가 선로로 난입한 멧돼지. [부산교통공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5898ahbj.jpg)
실제 인간과 야생동물의 갈등은 생태계 보전과 개발 간 갈등 쟁점에서 가장 크게 주목되고 있는 논쟁거리다. UNEP 또한 WWF와 협력해 발간한 ‘인간-야생동물 공존의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인간-야생동물 갈등이 인프라 개발, 산림 파괴, 기후변화 등과 함께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간과 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은 야생동물의 존재나 행동이 인간의 생명·생계·재산 등에 반복적 위협이 되고, 그 결과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생기는 상황으로 정의된다. 쉽게 말해, 동물이 사람을 공격하고, 또 다시 사람은 동물을 공격해 양쪽 모두 피해를 입는 상황을 뜻한다.
![1985년 안마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섬에 들여온 사슴 10마리가 야산에 버려진 뒤 개체수가 900마리가 넘었다.[영광군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6141cxfu.jpg)
주목할 점은 인간-야생동물 갈등이 모두 하나의 원인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 대부분은 인간의 개발과 도시화로 인해 사람과 야생동물의 생활권이 겹치면서 생긴 문제. 혹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해 야생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생긴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예시 중에는 일본 ‘곰’ 문제가 있다. 지난해 봄 이후 일본에서 ‘곰 습격’이 중대범죄 그 이상의 피해를 내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해 곰으로 인한 피해만 총 238명. 사망자도 13명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군마현 누마타의 한 슈퍼마켓에 곰 한 마리가 들어가 활보하고 있다.[AFP]](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6357naua.jpg)
일본에서는 곰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종종 발생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발생하는 사건은 그 결이 다르다. 기존에는 등산, 임산물 채취 등을 위해 곰이 서식하는 산속에 들어갔다가 습격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역 주변, 초등학교, 슈퍼마켓 등 주민 생활반경 내로 들어와 피해를 유발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곰으로 인한 사상자 중 주민 생활권에서 습격당한 비중은 약 66%, 하반기만 놓고 보면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정부들도 긴급 총기 사냥 제도를 운용하고, 소총을 장착한 현지 경찰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습격 방지 대책에 나섰다. 단순히 곰을 쫓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위험 개체를 포획하고, 사살하는 방향으로 대처하고 있는 셈. 결국 인간과 곰 모두가 피해를 당하는 상황인 셈이다.
![일본에서 발견된 곰. [A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6587yvgs.jpg)
곰 습격이 늘어난 원인은 ‘먹이 부족’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속에서 기존에 섭취하던 먹이를 찾지 못한 곰들이, 비교적 쉽게 음식물쓰레기 등을 발견할 수 있는 민가까지 내려오고 있다는 것.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곰의 먹이가 되는 너도밤나무 열매 등 도토리류가 성장하지 못하며, 곰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인간-야생동물 갈등으로 양쪽이 모두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인도의 대도시 뭄바이는 최근 ‘표범’의 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뭄바이는 도시 한 가운데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구조. 그런데 이 숲에 서식하는 54마리의 표범이 도시까지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
![표범.[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6848prru.jpg)
지난 2025년 12월에는 표범이 뭄바이 인근 주거 단지에 들어와 7명을 다치게 한 뒤 포획됐다. 이후에도 표범 목격 사례가 이어지며,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출몰 지역에 철제 덫을 설치하는 등 표범 포획에 나서고 있다.
인도 산림 당국은 야생동물 보호구역 내의 무분별한 위반 건축물이 지어지며, 야생동물들을 쫓아낸 결과라고 보고 있다. 불법 점유로 인해 보호구역 내 물웅덩이가 심각하게 훼손돼, 다른 곳으로 먹이와 물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는 것.
![미국 한 서커스단의 코끼리가 날카로운 금속 황소 갈고리를 든 조련사에게 강제로 말을 태우도록 강요당하고 있다.[PETA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7219iotl.jpg)
스리랑카에서는 인간과 코끼리 모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땅이 한정된 스리랑카에서 코끼리가 사는 건조지대는 인간의 농경지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코끼리가 논밭에 들어갈 경우 농작물 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농민들이 직접 코끼리와 맞서게 되면서 피해가 발생한다.
스리랑카 야생동물보호국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스리랑카에서 이같은 갈등으로 코끼리 245마리와 사람 7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야생 코끼리 44마리와 사람 10명이 사망했다. 코끼리의 사인 대부분은 총격, 감전, 폭발물 등 인간에 의한 것이었다.
![인도코끼리.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7461bugo.jpg)
코끼리는 큰 덩치에 맞게, 넓은 이동권과 많이 먹이·물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농지와 마을, 전기울타리, 철도 등이 그 경로를 차단하면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설명이다. 쉽게 말해, 사람이 코끼리의 길목을 농지와 철도로 바꿔놓으며, 코끼리와 사람 모두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 밖에도 다수 유럽 도시에서는 멧돼지 습격 사례가 늘어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사자 등 포식동물로 인한 가축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최근 야생 개코원숭이가 음식물을 노리고 집 주방에 침입해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멧돼지.[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7804shmf.jpg)
비단 해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서울시 유해야생동물 신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4년 기준 서울 멧돼지 신고는 총 486건으로 2023년(427건)과 비교해 13.8%가량 늘어났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멧돼지 출몰은 2년 만에 약 2.4배 증가했다.
자치구별 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멧돼지는 주로 북한산 국립공원 등 대규모 산지와 밀접해 있는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다. 피해도 적지 않다. 멧돼지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만 매년 평균 6~7건가량 발생하고 있다. 농작물 피해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멧돼지.[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8054dfsr.jpg)
이처럼 인간-야생동물 갈등은 작게는 농작물 피해에서 크게는 인명피해까지 피해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해결책은 대부분 ‘제거’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직접 동물을 죽이거나 정부에 포획·도살을 요구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 또한, 다시 갈등이 반복하지 않게 포획·도살을 결정하는 게 쉬운 방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적인 야생동물 보호 규제가 점차 구체화되며, 사살하지 못하고 포획하거나 접근을 막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직접 갈등을 마주해야 하는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되레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것.
쉽게 말해, 국제사회 전체가 야생동물을 보호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실제 야생동물로 피해를 입는 농민 등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더 넓게 봤을 때 야생동물 보전의 이익은 세계 시민 전체가 누리는 반면, 실제 비용은 야생동물 옆에 사는 사람들이 떠안는 구조에 가깝다.
불평등 구조가 이어질 경우, 주민들은 야생동물을 ‘적’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명분을 앞세운 보전 조치 또한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정부는 동물이 죽으면 움직이지만, 동물이 사람을 죽이면 대응하지 않는다”는 식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인간과 야생동물 양쪽 모두 지키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사자.[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8364fbii.jpg)
이에 전문가들은 ‘공존을 가능케 만드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WWF가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가장 주요한 해결책은 야생동물 보전의 이익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 예컨대 지역 기반 생태관광을 만들어, 야생동물을 보러 와 생기는 수익의 일부를 지역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등 지역 주민들에게 분배하는 방식이다.
우간다의 브윈디 사례가 대표적이다. 브윈디 국립공원 주변 주민들은 고릴라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입어 왔다. 이에 우간다는 국립공원 관광객 입장료 수입 20% 등을 지역 개발사업에 지원했다. 아울러 피해를 많이 보는 공원 경계 지역 주민에게 학교 장학금, 도로 보수 등 방식으로 배분했다.
![고릴라.[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4138693jrlz.jpg)
이외에도 개발사업 단계에서부터 인간-야생동물 갈등 방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갈등이 난 뒤 곰·멧돼지·코끼리를 잡는 것보다, 도로·농장·도시·관광지 개발 단계에서 야생동물 이동로와 주민 안전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더 근본적이라는 대책이란 것.
WWF는 “야생동물 보전의 이익은 도시민과 관광산업, 국제사회가 넓게 누리지만, 농작물 피해와 가축 손실, 인명 위험, 만성적 공포는 야생동물 서식지 인근 주민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불균형을 방치하면 주민의 관용이 무너지고, 보전 정책은 오히려 반감을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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