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하윗 교수 “AI세 너무 급진적…사회환원 판단은 시기상조”
“韓, 반도체·AI 선도국…성장 잠재력 여전히 높아”
AI발 고용불안 우려엔 교육혁신·사회안전망 주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15일 “인공지능(AI) 세금을 도입하자는 건 너무 급진적인 일”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하윗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 호황에 따른 반도체 기업들의 막대한 영업이익으로 늘어난 세수를 국민배당금 등의 형태로 환원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1020638aklt.jpg)
그는 “한국 정부는 재정적 책임을 성장 정책에서 잘 구현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높은 경우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늘어난 세수를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거나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 하는 방식이 충분한지 더 사회적 환원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AI 산업의 미래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AI는 아직 신생 기술이고 미래의 전개 방향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반도체 산업 역시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수요와 생산 증가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 발전이 장기적으로는 소득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을 두고 갈등을 겪는 삼성전자 노사 상황과 관련해 “한국 제도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성과가 좋다면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가 좋고 회사 수익이 높으면 임금도 올라가야 하고 반대로 성과가 낮으면 임금도 조정돼야 한다”며 “이것이 보다 공평한 공유 방식”이라고 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ned/20260515191020923vdyz.jpg)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과 관련해서는 반도체·AI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와 AI 분야에서 선두 국가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혁신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개발(R&D) 투자가 특정 산업에 치우쳐 있다며 투자 대상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윗 교수는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가 공동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하준경 대통령비서실 경제성장수석과 대담하며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성장률 둔화 흐름과 관련해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책을 통해 다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친성장 정책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하면 세수가 늘어나면서 정부의 회계 장부도 균형이 잡힌다”며 “한국은 친성장 정책을 계속 펼치면서도 재정적자도 잘 관리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2%대로 유지하고 있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 배경으로는 반도체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AI가 어떤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양질의 반도체 칩이 필요하다”며 “반도체에서 한국의 입지는 매우 좋기 때문에 1분기 성장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확산에 따른 청년층 고용 불안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 혁신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기업이 기술 도입 과정에서 직원을 해고할 경우 정부가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덴마크의 ‘플렉시큐리티’ 제도를 사례로 들며 사회안전망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하윗 교수는 한국 경제가 AI 확산과 보호무역주의 심화, 인구구조 변화 등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며 혁신 기반의 성장 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AI를 개인용 컴퓨터, 전기화, 자동차와 같은 ‘범용 기술’로 규정하며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확산이 교육체계와 사회안전망,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기업·학계 간 협력 기반의 정책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도 개방적 무역체제가 혁신의 핵심 전제라고 평가했고, 무역 연대 다변화와 내수 기반 강화 필요성도 제시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관련해서는 인구 감소가 반드시 성장 제약 요인이 아닐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혁신 인재 유치를 위한 선택적 이민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혁신 기반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 강화, 반독점 정책 확대, 기술 친화적 금융체계 구축, 교육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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