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란에 밀린 북핵…한국 안보 부담 커진다 [김다빈의 외교 빈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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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한 문제는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무역 갈등 관리에 집중하면서 북핵 문제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인 14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 발표문에서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문제 등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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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한반도 문제 언급 안 해
中만 "의견 교환" 원론적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한 문제는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무역 갈등 관리에 집중하면서 북핵 문제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인 14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 발표문에서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문제 등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가 의제에 포함됐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회담 결과 자료에서 한반도 문제를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중국의 대미 투자 확대, 미국 농산물 구매, 펜타닐 원료 차단 문제와 함께 이란 전쟁 대응 등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미·중 모두 당장 충돌 가능성이 큰 경제·안보 현안 관리에 집중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미·중 모두에게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문제 역시 원론적 수준의 의견 교환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미·중 모두 상황 악화를 방지하자는 전략적 안정 관리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모멘텀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현실화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주를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며 미·북 접촉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방중에서는 김 위원장을 향한 공개 메시지나 '러브콜'은 나오지 않았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배제할 수는 없지만 준비는 거의 안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역시 당장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은 올해 노동당 9차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거치며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제도화했고, 개정 헌법에는 핵지휘 체계까지 명시하며 핵보유국 노선을 강화했다. 미국이 여전히 북한 비핵화 기조를 공식적으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북핵 문제가 미·중 전략 경쟁과 중동·대만 위기에 밀려 장기적으로 '관리 대상'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한 외교관은 "북한 문제 해결은 사실상 미·북 대화에 달려 있는 구조"라며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고착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장기적인 현상 관리 국면으로 굳어질 경우 한국의 안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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