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샤오미 비싸진다" 中 전기차 가격 인상 '도미노'…원자재 인플레이션 습격

반도체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신에너지차(NEV) 업계가 일제히 가격 인상 카드에 손을 뻗고 있다. 내수 소비 위축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공급망 비용 압박까지 겹치자 제조사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저가 공세'를 포기하고 나선 것이다.
15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및 외신에 따르면 비야디(BYD), 샤오미 등 15개 이상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차량 가격과 옵션 사양 가격을 인상했다.

수입차 업체와의 합작 법인들도 비용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수정했다. 폭스바겐의 ID. 시리즈는 모델에 따라 4000위안(약 88만원)에서 7000위안(약 154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토요타의 bZ4X도 6000위안(약 132만원) 인상됐다. 리프모터 등 일부 브랜드도 추가적인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과 차량용 반도체 가격의 폭등이다. 2025년 7월 톤당 7만5000위안(약 1654만원) 수준이던 배터리급 탄산리튬 가격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약 20만위안(약 4410만원)까지 치솟았다. 15일 기준 선물 거래가는 19만4000위안(약 4278만원)대를 형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도 심각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칩 생산이 서버용으로 쏠리면서 차량용 저장 장치 가격은 최근 3개월 사이 180% 폭등했다. 고성능 DDR5 메모리의 경우 300% 이상 급등하며 지능형 차량 1대당 생산 비용을 최소 3000~7000위안(약 66만~154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CPCA 자료에 따르면 4월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량은 140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급감했다. NEV 소매 판매량 역시 88만3000대로 전년보다 5%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조사들의 수익성은 한계치에 도달했다. 올해 1분기 중국 자동차 산업의 이익률은 3.2%에 그쳤으며, 지난 1월과 2월에는 10년래 최저치인 2.9%까지 떨어졌다. 1분기 산업 전체 이익 규모는 784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며 고사 위기에 처했다.
추이둥슈(崔東樹·Cui Dongshu) CPCA 사무총장은 "이익률이 20%를 상회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은 손익분기점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 탓에 전면적인 인상은 어렵겠지만 비용 중심의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BYD가 4월 31만4100대를 판매하며 1위를 지켰으나 전년 대비 판매량은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체리는 NEV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하며 10만276대를 기록했다. 리프모터와 지커는 각각 7만1387대, 3만1787대를 출하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테슬라는 가격 인상설을 공식 부인하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테슬라 중국 법인은 모델Y 가격 인상 루머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대신 5년 만기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인 '이지 론(easy loan)'을 출시하며 구매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급망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수요로 인해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 가격 변동보다 반도체 수급이 자율주행 도입과 차량 가격 결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당분간 중국 NEV 시장에서 저가형 모델의 실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