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무인체계…진화하는 美 해양전략 [북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이 명제는 지금도 유효할까.
해군 장교 출신의 저자가 냉전부터 미·중 전략경쟁, 그리고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 긴장까지 흐름을 따라가며, 세계 패권이 어떻게 ‘바다’를 중심으로 재편돼 왔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해군 항해병과 장교로 복무했고, 한미연합훈련과 다국적 군사협력, 주미 대사관 해군무관, 합참 동맹정책 분야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거쳤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양력과 상쇄전략, 기술혁신, 동맹 네트워크가 미국 패권 유지의 핵심 원리였음을 설명한다. 특히 바다가 단순한 전장이 아니라 경제, 외교, 안보가 동시에 작동하는 세계질서의 중심 무대이며, 국가 전략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또 책은 냉전기부터 이어진 미국의 해양패권 유지 과정을 ‘상쇄 전략’의 진화로 풀어낸다. 1차 상쇄전략은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해상교통로 통제를 통해 소련의 지상군 우를 견제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차 상쇄전략은 정밀타격, 정보우위, 지휘통제 혁신을 통해 기술 격차로 우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오늘날 3차 상쇄전략은 중국의 해양굴기에 대응해 인공지능(AI), 무인체계, 우주·사이버전, 장거리 정밀타격, 동맹 협력을 결합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중 경쟁은 단순한 군사력 대결을 넘어 조선 산업, 항만, 상선대, 공급망, 기술 패권까지 포함하는 종합 경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최근 중동 위기를 계기로 해상교통로 보호, 제한전, 정보·감시·정찰, 작전 지속 능력의 중요성도 함께 조명했다. 책은 단순한 해양 군사사가 아니라 미국이 바다를 통해 어떻게 세계질서를 설계하고 유지해왔는지에 대한 구조 자체를 해부했다는 점에서 해양전략 교양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국이 글로벌 해양 전략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묻는다. 세계적 조선·해운 역량과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조건을 가진 한국이 단순한 안보 수혜국을 넘어, 해양 질서와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전략적 행위자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2만 5000원.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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