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준 케이크 먹지 말라"…참 씁쓸한 스승의날 [사설]

2026. 5.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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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교육부가 주최한 '스승의날' 기념행사에 한국교총·교사노조·전교조 등 3대 교원 단체가 모두 불참했다. 교총은 기념식을 따로 열었다. 스승의날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1982년 이후 교육부와 교총은 공동으로 기념식을 진행해왔는데 이 오랜 관행이 깨진 것이다. 교원 단체가 행사를 보이콧한 데는 교육부가 행사 프로그램으로 추진한 이른바 '교사의 다짐'에 대한 반발이 컸다고 한다. 교권침해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교사에게 더 큰 책임을 묻는 선언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했을 때도 '교사에게만 부담을 지운다'는 반발이 일었다. 그 와중에 일부 시도교육청은 스승의날에 학생이 준 케이크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공지를 해 교사들을 더 우울하게 했다. 이 교육청은 교사 업무 포털에 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이런 안내 배너를 올렸다가 반발이 일자 삭제했다. 지난해 스승의날에 케이크를 받은 교사가 신고당한 일이 실제 있었다고 한다. 문제를 예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극단적인 사례 하나 때문에 스승과 제자가 케이크 한 조각 나누는 것조차 금하는 조치도 교육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고 싶겠는가.

교사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바닥이다. 교사노조가 전국 교사 718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사가 사회로부터 존중받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5.6%에 불과했다. 교직 생활에 보람을 느낀다는 응답은 30%대에 머무른 반면 최근 1년간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교사는 절반이 넘었다. 사직을 고민하는 이유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62.8%)이 가장 많았다. 교권 침해를 넘어 신체적, 심리적 학대를 호소하는 지경이다.

많은 교사들이 스승의날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아예 자체 휴교일로 정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 매년 이렇게 씁쓸함을 곱씹어야 한다면 스승의날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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