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조선 2척 호르무즈 무사통과…한국은 특사까지 보냈는데 [사설]
일본 대형 유조선이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유조선이 해협을 빠져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LNG 운반선까지 포함하면 다섯 번째다. 하지만 한국은 이란 특사까지 파견하고도 나무호가 피격당한 것도 모자라, 아직 공격 주체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의 외교력 격차에 참담함을 느끼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14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SNS에 올린 글에서 "페르시아만에 체류하고 있던 일본 선박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해 페르시아만 밖으로 대피했다"며 "4명의 일본인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이란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하고 교섭을 해왔다"며 경위를 설명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90%가량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가장 민감한 국가로 꼽힌다.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이란 대통령과 수차례 전화 통화하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유조선 통과 때도 이란에 통행료는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동맹국이면서도 중동에서 비교적 중립적 입장을 취하며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의 70%, LNG 수입의 20%를 중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 비해 결코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낮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지난달 이란 특사가 약 보름간 테헤란에 머물며 현지 외교부 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과 국적선 통항 문제와 선원 안전 확보 방안을 협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나무호 피격이었다. 아직도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선원 160명이 갇혀 있다.
1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호르무즈 개방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방안이 없어 언제 어떻게 개방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고 있다. 정상부터 실무진까지 외교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는지 점검할 때다. 정부는 미국의 '해양 자유구상' 참여를 포함해 이란과의 직접 협의도 검토하길 바란다. 국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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