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은 안 되고 파크골프장은 된다?···내장산 국립공원 개발 논란[정리뉴스]

오경민 기자 2026. 5. 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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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내장산의 단풍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정읍시 제공

‘골프장’은 환경에 해가 되지만, ‘파크골프장’은 해가 안 될까요?

그간 골프장 조성이 금지됐던 국립공원 내에 처음으로 파크골프장을 설치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제146차 회의에서 정읍시가 신청한 ‘내장산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의결했습니다. 이 안건에는 내장산국립공원 초입부에 있는 내장호주차장에 ‘파크골프 체험시설’을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파크골프장은 잔디 위에 코스를 조성하고 클럽으로 공을 쳐 홀에 넣는 방식의 스포츠 시설이라는 점에서 골프장과 유사하지만, 코스 길이와 부지 규모가 더 작습니다.

국립공원 부지에 파크골프장 조성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환경단체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기후부는 공원계획변경안 고시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습니다.

내장호주차장 지역여건. 출처 ‘내장산국립공원계획 변경(안)’

환경단체는 정읍시가 계획 승인 과정에서 ‘파크골프장’이라는 명칭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파크골프 체험시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의심합니다. 현행 자연공원법은 국립공원 내 골프장, 골프연습장, 스키장 설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단체는 정읍시가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명칭을 사용해 규제를 우회하려 했고, 기후부는 충분한 검토 없이 이를 승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읍시가 내장산에 계획한 시설은 파크골프장 중에서도 규모가 큽니다. 시가 제출한 계획을 보면 부지면적은 4만1394㎡로 축구장 6개 정도의 면적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파크골프장은 9홀 기준 약 8250㎡, 18홀 기준 약 1만5000㎡ 안팎으로 조성됩니다. 이번 계획은 18홀 표준 파크골프장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정읍시는 “32홀(129타) 규모로 타 파크골프장 대비 확장된 규모의 코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일반 도시공원보다 더 엄격한 보전 원칙이 적용돼야 하는 국립공원에 이 같은 대규모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합니다. 국토교통부 해석에 따르면 일반 도시공원에도 파크골프장을 6홀 이하 규모로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정읍시는 가을 단풍철에만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내장호주차장을 사계절 활용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시는 “가을철 주차장으로 기능을 유지하면서 평상시 탐방객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형 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자연 훼손도 적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정읍시 계획을 검토한 전문위원들은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골프장과 같은 시설은 국민들에게 자연 생태계 파괴의 주요한 요소로 인식되어 있어 국립공원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어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립공원의 자연 친화적 입지의 이미지 훼손 우려가 있다” “공공성을 훼손하거나 타 국립공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등의 의견을 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기후부는 “국립공원의 상징성과 환경성을 고려해 엄격한 조건을 아래 계획 변경을 허용한 것”이라며 “3년 간 시범 운영 후 생태계 영향, 환경적 합리성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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