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전인미답' 韓증시 새 장…'급락' 변동성 주목(종합2보)
129일, 87일, 34일, 70일, 9일…천단위 마디지수 경신 가속
AI혁명, 반도체 강력 수요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주도
추가조정 이어질지, 종가기준 '8천피' 돌파하며 안착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코스피가 '7천피'(7,000)를 돌파한 지 불과 9일 만에 장중 '8천피'(8,000)까지 올라서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
다만 이달 들어서만 20% 가까이 급등한 데 따른 단기과열 부담이 컸던 까닭에 지수는 곧 하락세로 전환, 장중 한때 7,300대까지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로 장을 마감했다.
0.37% 내린 7,951.75로 출발한 지수는 곧 상승전환한 뒤 단숨에 8,000고지에 올라섰다.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넘어선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6일 7,000선을 넘어선 지 9일 만이고 거래일 기준으로는 7거래일 만에 1천단위 마디지수를 재차 갈아치운 것이다.
그러나 약 30분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지수는 급격히 낙폭을 확대, 오후 3시께에는 7.64% 내린 7,371.68까지 추락했다.
미·중 정상회담 종료와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를 웃돈 상황, 이란 전쟁 불확실성 재부각 등이 배경으로 언급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단기간에 지수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란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월에만 전날 기준 각각 9%와 19% 급등하며 지수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상승 속도가 가팔랐던 까닭에 과매수, 과열 영역에 진입했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이라며 시장금리 상승 등은 후행적 명분찾기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코스피는 전날 기준으로 연초 대비 89.39% 급등해 전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 중 압도적 1위 수익률을 보이고 있었다. 2위는 대만(44.15%), 3∼5위는 튀르키예(30.04%)와 코스닥(28.70%), 일본(24.46%)이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4.60%와 9.58% 올랐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AI 산업 혁명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주 초강세가 코스피를 '8천피'까지 밀어올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70% 넘게 오르며 역대급 강세를 시현했고, 이에 힘입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각각 126.5%와 188.6%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2%에서 47.6%까지 커졌다.
![[그래픽] 코스피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코스피가 15일 장 초반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한 뒤 급락 전환해 단숨에 7,5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에 장을 마쳤다.
minf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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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미·중 패권전쟁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로 한국을 지목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일 한국 주식을 내다 팔았고, 비상계엄과 뒤이은 탄핵 정국까지 겹쳤다.
그러나 코스피는 작년 4월 9일 2,293.70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이날 현재까지 250% 가까이 급등했고 1천단위 마디지수 돌파 간격은 갈수록 짧아졌다.
지수는 2025년 6월 20일(3,021.84)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었고, 같은해 10월 27일(4,042.83)에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이어 올해 1월 22일에는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터치했으며, 2월 25일(6,083.86)에는 6,000선, 5월 6일(7,384.56)에는 7,000선마저 뚫어냈다.
1천포인트 단위로 마디지수를 갈아치우는데 든 시간은 3천피에서 4천피까지 129일, 4천피에서 5천피까지 87일, 5천피에서 6천피까지 34일이 걸렸다.
이란 전쟁으로 전 세게 금융시장이 3월 내내 가혹한 조정을 받았던 까닭에 6천피에서 7천피에 오르는데는 70일이 걸렸으나, 7천피에서 8천피까지는 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수 레벨 자체가 높아지면서 상승 속도에 가속이 붙은 데다, 한국 증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가파른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7천피에서 8천피로 올라온 데는 개인 투자자들의 '국장'(국내시장) 복귀에 따른 자금 유입 흐름이 갈수록 거세지는 흐름도 큰 역할을 했다.
코스피가 7천선을 돌파한 직후인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으로 대규모 순매도를 지속, 도합 26조2천86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으나 코스피는 그 와중에도 상승을 지속했다.
개인이 23조2천86억원을 순매수하며 비중확대 행보를 이어간 결과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액은 2조7천666억원에 그쳤다.
전쟁 영향으로 3월 한때 5천선을 위협받기도 했으나 4월 들어 순식간에 하락분을 만회하고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에 개인 투자자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에 불이 붙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잇따라 목표치를 상향했다. 일각에선 코스피 10,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2일 코스피 올해 전망치를 9,500으로 제시하면서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10,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5/yonhap/20260515163756447zcan.jpg)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코스피 8,000선 돌파는 글로벌 벤치마크에 해당하는 미국 S&P500 지수보다도 먼저 해당 마디 지수대에 도달한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한국 증시의 상전벽해급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면서 "역사적 신고가 경신 랠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글로벌 AI 및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편승한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폭발적 수출 및 실적 모멘텀이며, 향후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퀀텀점프와 정부의 밸류업 정책 릴레이에 힘입어 전례없는 10,000선 안착 및 글로벌 톱5 증시 도약을 모색하는 기록적 강세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치를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10,000으로, 기본과 약세장 시나리오도 각각 9,000과 6,000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전망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연말 코스피 전망치를 9,750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최대 12,000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 급등에 부담이 커지고,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지나치게 강세가 편중되는 양상은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의 문제로 거론돼 왔고, 결국 이날 급락 조정으로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내 업종별 올해 상승률을 보면 14일 장마감 기준으로 시장수익률(89.39%)을 상회하는 업종이 전기/전자(153.42%), 건설(127.96%), 제조(109.34%), 증권(103.56%) 등 네 개에 불과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급락에 대해 "지수 상승 속도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7천피에서 오늘 잠시 다녀온 8천피까지 7거래일밖에 안 걸렸고 그 과정에서 반도체, 자동차 2개 업종만 코스피 성과를 상회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고 짚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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