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도 “사우디·UAE, 이란에 비밀 보복공격” 확인…NYT “걸프 방어전략 사실상 전환”
미국과의 사전 조율 여부는 확인 안 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이란을 비밀리에 공습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두 국가가 직접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기존 ‘방어 중심’ 기조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14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국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사우디와 UAE가 최근 이란의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각각 이란 내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공격은 이란 측에 사전 통보 없이 진행됐으며, 시점과 구체적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두 국가가 전쟁 국면에서 이란을 직접 타격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NYT는 이를 두고 “사우디와 UAE를 이란과의 직접 교전 당사자로 끌어들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작전이 미국과 사전에 조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우디와 UAE 정부 모두 이번 공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두 국가는 그동안 이란의 공격에 대해 방어적 대응에만 나서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걸프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공습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걸프 지역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시설, 항만, 공항 등이 피해를 입었고, 민간인도 사망했기 때문이다. 다만 NYT는 이번 공격을 “확전을 피하면서도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제한적 보복’ 성격”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안보 보장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걸프 국가들의 전략 변화를 촉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험 분석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피라스 막사드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이사는 NYT에 “사우디와 UAE는 결국 이란과 각각의 이해관계를 직접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 국가들이 자체적인 안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습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는 공식적으로는 이란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UAE 역시 미국·이스라엘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NYT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UAE가 우리에 대한 공격적 행동에 직접 관여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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