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위원 25명으로 확대…사전예방 감독체계 전환 가계부채·부동산PF 관리 강화…생산적 금융 유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를 향해 "손쉬운 이자 장사에 매몰되지 말고 우리 경제 성장을 위해 생산적 분야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율·고물가와 중동발 불확실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부동산과 가계대출 중심의 기존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산업·기업금융과 서민금융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26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금융감독 방향과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금감원 임원과 주요 부서장, 외부 자문위원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2월 시작된 중동 상황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 금융시장은 견조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도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환율, 고물가 상황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기업의 경영활동은 위축되고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지원하는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우선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 요인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권 대출 실태점검과 PF대출 한도 규제 도입 등을 통해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은행권 운영·시장 리스크 손실인식 합리화, 보험권 지급여력비율(K-ICS) 산출체계 정비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생산적 부문 투자 여력을 넓히기로 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불공정거래에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승우 공시·조사 부원장보는 주주가치 중심의 기업공시체계 전환, 불공정거래 조사·수사 역량 강화, 회계 심사감리 주기 단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서민과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금융이 필요하다"며 "은행권에 포용금융 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범정부 차원의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과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 서비스"를 통해 서민·취약계층 피해를 줄이는 데 감독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도 사후 제재 중심에서 사전예방 중심으로 바꾼다.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가 금융거래의 전 과정에 걸쳐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상품 설계·제조 단계부터 판매와 사후관리까지 생애주기별 리스크 요인을 분석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올해 금융감독자문위원회는 총 92명으로 구성됐다. 금감원은 소비자 관련 위원을 25명으로 늘려 학계·연구원, 금융계와 같은 수준으로 맞췄다. 금융소비자 의견을 감독정책에 더 폭넓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