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바다도 '땀 뻘뻘'...남극해는 폭우 빈발

김나윤 2026. 5. 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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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남극해 일대에서 비가 더 많이, 더 강하게 내리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남극해의 해양순환과 탄소흡수 기능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남극해가 지구의 주요 탄소 흡수원임을 고려하면, 표층 염분과 해양 혼합 변화는 탄소 저장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남극해는 지구의 열과 탄소를 흡수하는 핵심 완충지대로, 이 해역의 비와 증발, 염분, 해류가 달라진다면 그 영향은 남극 주변에 그치지 않고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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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섬의 해안 (출처=위키백과)

기후변화로 남극해 일대에서 비가 더 많이, 더 강하게 내리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남극해의 해양순환과 탄소흡수 기능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모나시대학·맬버른대학 연구팀은 남극과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사이에 위치한 외딴섬 맥쿼리섬을 1979년부터 2023년까지 45년간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79년 이후 이 섬의 연간 강수량이 28% 늘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간 약 260㎜의 비가 더 내린 셈이다.

맥쿼리섬은 코끼리물범과 임금펭귄, 알바트로스 등이 서식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지만, 최근 섬의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땅은 더 습하고 질척해지고 있으며 토착 식물은 줄어들고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강수 증가가 이런 생태변화의 원인일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제기해왔다.

맥쿼리섬의 관측자료가 중요한 이유는 남극해가 지구에서 가장 관측이 어려운 해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남극해는 지구온난화로 축적된 열과 인간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흡수하는 핵심 해역이다.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폭풍은 호주와 뉴질랜드 등 주변 지역의 날씨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육지가 적고 기상관측소도 드물며, 구름이 거의 항상 끼어있어 위성과 기후모델만으로는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맥쿼리섬의 일별 날씨를 기압, 습도, 바람, 기온 조건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저기압, 찬 공기 유입, 한랭전선 앞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온난이류 등을 따져 강수량 증가가 폭풍의 빈도가 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같은 폭풍이 더 많은 비를 내리기 때문인지를 분석했다.

결론은 후자에 가까웠다. 즉 남극해 폭풍이 '더 잦아졌다'기보다 '더 강한 비를 동반하게 됐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남극해의 폭풍 경로가 시간이 지나며 점차 남극 쪽으로 이동해 맥쿼리섬의 날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만약 이런 강수 강화 현상이 남극해 폭풍대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면 영향은 지역 생태계에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가 늘면 남극해에 유입되는 담수량도 증가한다. 담수는 바닷물의 염분을 낮추고, 해양 상층과 하층 사이의 밀도 차이를 키워 물의 혼합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해류의 세기와 이동, 영양염류 순환, 탄소 이동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강수 증가는 증발 증가로도 이어진다. 비가 더 많이 내리려면 바다에서 더 많은 수증기가 공급돼야 하기 때문이다. 증발은 사람이 땀을 흘리며 몸을 식히는 것처럼 바다에서 열을 빼앗아간다. 연구팀은 남극해가 1979년보다 10∼15% 더 강하게 스스로를 식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후가 따뜻해질수록 남극해도 더 많이 땀을 흘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연구팀은 2023년 기준 고위도 남극해에 추가로 유입되는 담수량이 매년 약 2300기가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남극 빙하가 녹아 유입되는 담수량보다 훨씬 큰 규모이며, 그 격차도 계속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극해가 지구의 주요 탄소 흡수원임을 고려하면, 표층 염분과 해양 혼합 변화는 탄소 저장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작은 섬 하나의 관측자료가 지구 기후 시스템의 변화를 읽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남극해 전반에서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남극해는 지구의 열과 탄소를 흡수하는 핵심 완충지대로, 이 해역의 비와 증발, 염분, 해류가 달라진다면 그 영향은 남극 주변에 그치지 않고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날씨 및 기후역학'(Weather and Climate Dynamic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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