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인거래소 OKX, 한국투자증권과 코인원 지분 공동 인수 검토… 韓 시장 본격 상륙
한국투자증권과 각각 약 20% 인수
기업가치 최소 1400억원 이상 기대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굳어진 현 시장에서 지난 2022년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협상 이후 글로벌 대형 거래소가 직접 국내에 진입하는 건 처음이다.
15일 가상자산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OKX는 각각 코인원 지분 약 20%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창업자인 차명훈 코인원 대표와 차 대표의 개인회사이자 코인원 최대주주인 더원그룹이 보유한 구주와 코인원이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한국투자증권과 OKX가 동시에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 딜로 인해 올해 4월 기준 차 대표 본인 지분(19.14%)과 차 대표 개인 회사인 더원그룹(34.3%)이 보유한 코인원 지분을 합산해 53.44%에 달했던 차 대표의 지분율은 30% 초반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코인원 대주주는 더원그룹(지분율 34.3%), 컴투스홀딩스(21.95%), 차명훈 대표이사(19.14%), 컴투스플러스(16.4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차 대표는 단일 주주로서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지만 과반 지분을 통한 완전 지배 구조에서는 한 발 물러나는 셈이다.
코인원은 지난 2월 차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성현 전 대표가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3월부터 창업자인 차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코인원은 이번 일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차 대표가 창업자로서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를 겸하는 책임 경영 구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코인원 측은 “당사는 복수 기업과 전략적 지분투자 등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나 현재 확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디지털 자산 시장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나, 본격적인 사업 진출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코인원의 전체 기업가치는 최소 2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인원이 보유한 국내 원화마켓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의 희소성이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전 세계 1억 2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OKX가 코인원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글로벌 수준의 거래 매칭 기술과 유동성 지원을 바탕으로 한 전방위적 협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 인수에 이어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 OKX도 국내 3위 거래소 코인원 지분 인수를 통해 한국 내 교두보를 마련하자 국내 27개 사업자가 가진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의 희소성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한국 내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기반의 VASP 라이선스 취득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앞서 바이낸스는 지난 2023년 3월 고팍스 인수 이후 VASP 변경신고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했다. FIU는 바이낸스의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수리 결정을 이루다 2년 7개월 만인 작년 10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승인했다.
미래에셋그룹도 신규 법인 설립 후 VASP 라이선스 확보 대신 올해 2월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국내 4위 거래소 코빗 지분 92.06%(2690만5842주)를 1334억7988만원에 인수하는 형태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수 년간 금융 당국이 엄격한 심사 잣대를 내밀면서 추가 VASP 라이선스 인가를 통한 국내 시장 신규 진입은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국내외 대형 자본이 선택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기존 라이선스 보유사를 인수하는 길 뿐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먼저 코인원 일부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나선 것도 신규 VASP 라이선스 취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탓이다.
OKX의 코인원 지분 인수 거래도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과 5월 말부터 강화될 거래소 규제 조치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었다.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은 개인 지분율 20% 이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법인의 경우에도 최대 34%를 한도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인수 직전 53.44%의 지분을 가진 차 대표 입장에선 기본법 시행 전 지분 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 한국투자증권과 OKX에 각각 지분 매각을 통해 차 대표가 본인 지분율을 30% 초반까지 낮춘 건 대주주 지분 제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당장 5월 말로 다가온 금융위의 ‘5분 주기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 의무화도 차 대표가 OKX를 선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지난 4월 국내 거래소에서 발생한 오지급 사태 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모든 거래소에 5분 주기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고, ‘거래차단조치 기준’ 등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OKX는 비트코인 선물 기준 세계 2위 규모 파생상품 거래소로 10년간 쌓인 매칭 엔진과 리스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당 시스템을 코인원에도 이식한다면 높은 기술력과 시스템 구축 비용이 필요한 ‘5분 주기 잔고대사 시스템’ 의무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KX가 월가와 맺은 끈끈한 파트너십은 향후 금융 당국의 VASP 임원 변경 승인 절차와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를 뒤흔들 수도 있는 핵심 요인이다.
2013년 중국에서 출발한 OKX는 2021년 본토 사업을 완전히 종료하고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로 이전했다. 특히 2025년 미 법무부(DOJ)에 과거 무허가 영업과 관련해 5억 400만달러의 합의금을 납부하며 과거의 ‘중국계 거래소’란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냈다.
올해 3월 OKX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로부터 약 2억달러를 투자받으며 이사회 멤버 자리를 월가에 내줬다.
월가 전통 금융 시스템의 정점에 있는 ICE가 직접 실사를 거쳐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가 가상자산 업계에서 OKX의 규제 준수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 받는다. 유럽(MiFID II) 라이선스를 확보한 점도 OKX가 다른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OKX가 경영권 직접 인수가 아닌 20% 미만 지분 참여 형태를 띠고 있어 당국의 신고 수리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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