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업이익은 주주의 것…무리한 노조 요구 들어주면 배임죄 물을 수 있다”

송혜진 기자 2026. 5. 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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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연구원, 삼성그룹 파업 관련 좌담회
주주행동연구원(SERI)은 1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한국방송광고공사 대회의실에서‘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송혜진기자

“회사 영업이익은 본래 주주의 것입니다. 이익을 어떻게 할지는 주주총회가 결정하는 것이고요. 이사회가 영업이익의 15%씩 요구하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이 때문에 회사 존립이 위태로워지거나 재무 구조가 심각하게 파괴된다면, 주주들은 그 이사회를 배임죄로 물을 수 있다고 봅니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한국방송광고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주 관점에서 본 최근의 파업 이슈: 삼성그룹 사례를 중심으로’ 좌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좌담회는 주주행동연구원(SERI)이 열었다.

강원 교수(주주행동연구원 원장)가 진행했고, 강승훈 인하대학교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헌재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정무권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참석했다.

◇“노조 파업, 법적으로 이사회 고유 권한 침해”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회사법의 시각에서 영업이익은 주주의 몫이고, 이익 처분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라고 했다. “회사 영업이익은 본래 기업 가치 측정을 위한 회계 개념이지, 임금을 자동적으로 계산하는 장치가 아니다. 이사는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그룹 노조가 현재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이런 이익 처분의 주도권을 단체협약으로 옮기겠다는 시도로, 회사법과 충돌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회사의 이익은 단순 단기 수익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데, 경직된 성과급 산정 공식을 적용하면 경영진이 앞으로 단기 실적을 높이는 데만 더 과도한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회사 직원들에게도 결국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도 했다.

권 교수는 또한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인사 제도 전반과 인수·합병 등 경영권에 대해서도 노조와의 사전 합의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도 “이는 회사법상 대단히 민감한 영역으로, 이사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상법이 정한 의사 결정 구조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 것”이라고 했다.

◇“경직된 성과급 요구는 향후 노동자에게도 족쇄”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총요소생산성(TFP) 관점에서 ‘암묵지 단절’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암묵지(tacit knowledge)‘는 눈에 보이지 않는 노하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송 교수는 “파업으로 숙련 엔지니어들이 현장을 이탈하면 복귀 후에도 공정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고, 고정밀 공정에서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 웨이퍼 수율을 망치는 연쇄 효과를 낳는다”면서 “암묵지 단절은 곧 혁신 지연으로 이어지고, 이는 단기 생산량 감소를 넘어 총요소생산성 성장의 둔화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또한 “지금처럼 영업이익의 15~30%씩 성과급으로 가져가겠다고 못을 박는 식으로 협상한다면, 영업 손실이 났을 땐 노조가 이를 책임질 거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서 “사실 대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영업 손실이 나도 노조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영업 손실을 최대한 직원들이 줄였다면 그 역시 성과급을 가져갈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현재 영업이익의 몇%를 가져간다고 명문화하면, 이건 분명 나중에 영업이익이 줄거나 영업 손실이 날 때 노동자들에게도 족쇄가 된다. 노사가 현재 상황만 보지 말고 미래 가치를 제대로 나누기 위한 협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국민대 정무권 교수는 성과급 기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성과급을 단순 영업이익 규모로만 따지는 것보단, 회사의 미래 필수 투자 금액(capex)을 제외한 잉여 현금 흐름의 증가분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검토한다면, 서로 균형적인 보상 체계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반도체는 국가 전략 자산, 필수 유지 업무로 지정해야”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은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 반도체 라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산업을 현행 노동조합법상의 ‘필수 유지 업무’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필수 유지 업무로 지정되면 파업 중에도 인력의 50%는 대체 근로가 허용된다. 지금까진 공중의 생명과 건강, 안전이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업무에 보통 한정되어 왔다. 현재 철도와 항공, 수도, 전기 병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현재 노동조합법상 반도체 산업은 공공 서비스나 필수 공익 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필수 유지 업무에서 제외된다”면서 “그러나 반도체 생산 라인은 한번 멈추면 복구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국가 경제의 혈맥을 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필수 유지 업무로의 지정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노사간 감정적 대립이 극에 달했을 때 정부가 냉각기를 강제하는 ‘쿨링오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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