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과 리스크 분산 병행할 때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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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은, 이란 전쟁과 대만 문제 및 무역 갈등을 둘러싼 현안이 협상 주제였지만, 극적 대타협도 공동성명도 없는 힘겨루기의 연장선이었다.
지난 베이징 국·공 정상회담(대만 국민당 주석 정리원-중국 공산당 시진핑)도 이 흐름과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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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은, 이란 전쟁과 대만 문제 및 무역 갈등을 둘러싼 현안이 협상 주제였지만, 극적 대타협도 공동성명도 없는 힘겨루기의 연장선이었다.
‘장엄한 분노’를 시작으로 압도적 전력을 투입하고도 종전 출구를 찾지 못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보면서, 시 주석은 어떤 전략적 판단을 할까.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해 매우 위험해질 것’이란 시 주석의 이날 발언에서 보듯, 대만 침공의 명분 축적 기회라는 생각과 함께 미국 쇠퇴를 기다리면서 1극 지위를 꿈꾸는 건 아닐까.
중국은 미국과의 정면충돌보다 시간을 벌고, 국제 분쟁에는 간접적으로만 개입하면서 영향력을 축적하는 장기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행보도 점점 바빠지는 분위기다. 극초음속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대만해협에서는 군사 포위 훈련과 정치적 접촉을 병행하며 ‘군사+외교’의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베이징 국·공 정상회담(대만 국민당 주석 정리원-중국 공산당 시진핑)도 이 흐름과 닿아 있다. 아울러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일대일로를 축으로 협력 구조를 넓히고 아프리카 53개국에 무관세 혜택을 주면서 군사뿐 아니라 경제·외교로도 질서 재편을 노린다.
경제적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현 중동 사태 와중에도 일부 중동국은 미군기지 존재 자체를 갈등 요인으로 인식하면서 안보·외교 전략 다변화를 모색한다. 이 틈에 중국은 에너지와 인프라, 재생에너지 협력을 매개로 영향력을 키운다. 미국의 중동전 몰입에서 반사이익을 챙기는 중국은 걸프국들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일대일로 야망을 위해 세계 곳곳에 항만·철도·교량 건설을 계속하며 경제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중국의 조용한 부상과 미국의 점진적 약화라는 시간 싸움 속에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무분별한 무력 사용의 후과에 직면한 트럼프 행정부의 위상 약화를 지켜보는 일부 나토(NATO) 동맹국 및 중동 국가들 간에는 자국 중심의 생존을 강화하려는 흐름이 감지된다. 이는 대미 안보 의존도의 일정 부분 조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 동맹망(網)과 금융·기술·군사 역량을 모두 보유한 유일 초강대국이다. 중동 전선의 부담 증가로 미국의 질서 설계 능력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국제정치 중심축, 국제적 행위 조정자로 자처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억제력을 유지하되, 특정 진영으로의 자동 편승은 지양해야 한다. 즉, 좀 더 다듬어지고 세련된 ‘선택의 기술과 다중 균형 전략’을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공급망·에너지·인프라 협력에서 선택적 참여와 리스크 분산을 병행하며, 서해와 대만해협 등 주변 해역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해양 대응 역량과 다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해 미·중 무역협상 수장이 지난 13일 한국에서 만난 것은 한국 외교가 ‘실용적 조정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국은 미·중 어느 한쪽에 과(過)종속되지 않으면서, 국익에 따라 사안별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자율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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