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조절 실패' 오스틴 향해 주먹 불끈…양창섭의 사자후 "가장 좋았던 순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투수 양창섭이 갑작스러운 대체 선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양창섭은 14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삼성은 양창섭의 활약에 힘입어 9-5 승리를 거뒀고, 양창섭은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이날 삼성은 당초 선발 예정이었던 좌완 이승현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에 비상이 걸렸다. 급하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양창섭은 "선발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다. 한 이닝씩 중간 투수로 나설 때처럼 똑같이 집중해서 준비했다"며 덤덤하게 등판 배경을 전했다.
승부의 분수령은 7-2로 앞선 5회말 2사 2, 3루 위기였다. 양창섭은 LG의 강타자 오스틴을 상대로 무려 13구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마지막 순간 시속 149km 직구로 삼진을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탈출한 양창섭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반면 삼진을 당한 오스틴은 헬멧과 방망이를 내던지며 아쉬움을 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양창섭은 "가장 잘 치는 타자인 오스틴을 내보내면 흐름이 바뀔 것 같았다. 피하지 않고 계속 싸우려 했던 공이 운 좋게 스트라이크 존에 걸렸다"며 "오늘 경기 중 가장 좋았던 순간"고 회상했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 역시 "장타를 피하기 위해 안타를 맞더라도 정면 승부하자는 계산이었는데, 마지막 직구가 ABS 존에 걸리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양창섭은 호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강)민호 형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며 신뢰를 보냈고, 2회말 결정적인 호수비를 보여준 구자욱에게도 "든든한 팀워크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박진만 감독은 "양창섭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다"며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이겨내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타자와의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양창섭은 보직에 연연하지 않는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선발 욕심보다는 팀이 필요할 때 이닝을 채워주는 역할이 우선이다. 시즌 목표인 90~100이닝 소화를 위해 어떤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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