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대 김미향 교수, 뇌사 후 3명에 장기기증…스승의 날 앞두고 숭고한 작별

손종욱 인턴기자 2026. 5. 15. 11: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년 헌신한 제자들의 '어머니'…내년 8월 정년퇴임 앞두고 갑작스러운 이별
가족들 "평소 나눔 좋아하던 엄마의 뜻"...빈소 찾은 제자들 "가르침 잊지 않겠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한 고 김미향 교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스승의 날을 앞두고 20년간 강단을 지켜온 대학 교수가 3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숭고한 이별을 고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0일 삼성창원병원에서 마산대학교 교수 김미향씨(63)가 간과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5일 밝혔다.

김 교수는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던 중 4월 17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이웃에게 베풀며 나눔을 실천했던 고인의 삶을 기리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고인의 외동딸 박다빈씨는 “엄마를 너무 살리고 싶었던 마음만큼 다른 환자들에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기증을 결심했다”며 “늘 베푸는 것을 좋아하셨던 엄마라면 하늘나라에서 기뻐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에서 태어난 고인은 마산대 교수로 재직하며 20년 근속 공로패를 받을 만큼 교육 현장에 헌신적이었다. 특히 내년 8월 정년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도 제자들의 진로와 장학금 혜택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등 각별한 제자 사랑을 보여왔다.

동료인 주석민 마산대 교수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던 어머니 같은 분이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이미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까지 찾아와 스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제자 고태민씨는 “장기를 기증하고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교수님다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공 지식뿐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와 책임감 등 몸소 가르쳐 주신 것들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추모했다.

박씨는 어머니를 향한 마지막 인사를 통해 “나에게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 희생만 하고 가신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안식할 수 있도록 씩씩하게 홀로서기를 해보겠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교육자이자 이웃을 위한 봉사자로 살아오신 고인이 마지막 순간에도 생명나눔으로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셨다”며 “스승의 날 전해진 이 소식이 많은 분께 생명나눔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종욱 인턴기자 handbell@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