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건 없이 대화” 제안에도…노조 사실상 총파업 강행

공혜린 기자 2026. 5. 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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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노조 평행선…총파업 현실화에 ‘100조 손실’ 우려
21일 총파업 예고한 노조 “6월 7일 이후 협의 가능”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측이 총파업을 예고한 노동조합에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며 막판 대화에 나섰지만, 노조는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사실상 파업 강행 방침을 시사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성과급 제도와 관련한 기존 협상안을 재차 설명하며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

사측은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과정에서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와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방식의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문은 전날 노조가 “전영현 대표이사가 직접 핵심 요구사항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이날 오전 10시까지 답변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노조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측 입장에 대한 질의에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잘 이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종료 시점이 6월 7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파업 강행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재원과 상한 폐지를 둘러싸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기존 ‘연봉 50%’ 상한 폐지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EVA 기반 OPI 체계를 유지하되 DS부문 특별 보상 방식을 추가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12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사후조정 회의에 나섰지만, 13일 새벽 노조가 협상장을 떠나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중노위는 오는 16일 2차 사후조정 재개를 공식 요청했고, 고용노동부도 노사 간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동자 없는 기업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 없다”며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생산라인 신규 웨이퍼 투입 조절과 고부가 제품 중심 생산 재편 등 사전 대응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라인 중단에 따른 직접 피해뿐 아니라 고객 신뢰 하락과 공급망 이탈, AI 반도체 경쟁력 약화 등을 포함할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 내부 갈등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DX(완제품) 부문 일부 조합원들은 DS 중심의 교섭과 파업 방침에 반발하며 초기업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는 가처분 신청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사측 역시 별도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파업 참여 인증과 업무 태업, 경쟁사 이직 분위기 등을 언급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일부 임직원들은 관리자 앞에서 공개적으로 회사를 비판하거나 파업 참여 여부를 두고 동료 간 갈등을 빚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또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과정에서 나눈 대화를 녹취해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사실도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녹취에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영업이익 전망 등을 두고 노사 입장이 충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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