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공포지수 이란전쟁 수준으로…고개 드는 과속 우려
글로벌 IB "반도체 중심 상승 여력 충분…강세장 시 '1만피' 가능"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보유 중인 삼성전자의 평균 단가가 6만원대, SK하이닉스는 33만대원인 40대 직장인 A씨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은 없어 일단 올해는 갖고 있을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코스피가 벌써 어깨 위까지 온 것 같아 지수 상승 속도 자체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B씨는 "외국인 친구가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너무나 빨리 올라 지금 한국 증시에 투자했다가 혹시 손해를 보지 않을까 하며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코스피가 불과 7거래일 만에 7,000에서 8,000으로 1,000포인트 급등하자 증시 주변에서는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며 5,000까지 우상향할 때만 해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상법 개정 등 정책적 지원에 따른 국내 증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리스크가 완화한 지난달 이후 코스피가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으며 6,000선을 재돌파한 뒤 7,000선과 8,000선을 연거푸 돌파하자 과속 우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지난 14일까지 89.39% 상승하며 전 세계 주요 주가 지수 가운데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이후 상승률은 57.97%다.
이러한 '불장'에 개인 투자자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지속하고 있다.
개인은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9조5천620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달 이후부터는 2조3천610억원 순매수하며 증시에 자금을 붓고 있다.
이처럼 증시로 들어오는 개인 자금이 늘어나는 데도 투자자 예탁금은 13일 현재 137조1천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계속해서 개인 자금이 신규로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증시 유입뿐 아니라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이 대폭 늘고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 건수는 총 119만3천158건으로, 월별 기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지수 급등에 공포 지수도 덩달아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형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14일 기준 72.91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인 13일은 76.16을 기록했다.
전쟁이 본격화한 지난 3월 4일 80.37까지 치솟았던 VKOSPI는 중동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4월 17일 48.51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전쟁 수준으로 반등한 것이다.
주식 시장의 과열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버핏 지수'도 지난 12일 기준 과열 수준인 273.32%를 기록했다.
증시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 지수는 통상 100%를 넘으면 고평가로, 120% 이상을 과열로 판단한다.
버핏 지수를 제공하는 미국의 투자 분석 플랫폼 '구루포커스'는 한국 증시에 대해 "매우 고평가"(Significantly Overvalued) 된 상태라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측정에 쓰이는 GDP가 이전 분기 수치인 데다 상장 기업의 해외 매출 등이 제외된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 현 상황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지표라는 지적이 있기는 하지만, 곳곳에서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단기간에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자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잔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도 지난 12일 기준 20조5천811억원으로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리면 저렴하게 매수해 갚는 투자 기법으로, 통상 공매도 잔고 증가는 주가 하락을 내다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투자 과열 현상은 한국만 해당하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주가 지수도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면서 '투자의 구루(스승)'로 불리는 워런 버핏도 경고하고 나섰다.
버핏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금융 시장에 대해 "지금처럼 사람들의 도박 심리가 강한 때는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아직 코스피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투자 은행(IB)들은 반도체 업종의 높은 이익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면서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먼저 씨티그룹은 지난 7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500으로 올렸다.
피터 리 씨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스피 목표 전망치를 주당순자산가치(BPS) 2.1배를 적용했다"며 "강한 반도체 사이클이 유가를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실적 상향 가능성, 정부의 강력한 재정 부양책,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 추진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6일 한국 주식 시장을 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 꼽으며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18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올려잡은 지 불과 약 20일 만이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메모리 업종의 높은 이익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시장은 실적 지속 가능성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며 "최근 급등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에서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12일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9,500으로 제시하면서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10,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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