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 달러 붕괴 왜 클레리티 법안은 시장의 공포가 됐나

권순우 기자 2026. 5. 15. 09: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핵심 법안으로 꼽히는 클레리티 법안이 상원 논의 과정에서 100개가 넘는 수정안에 가로막히며 비트코인 시장이 급격히 흔들렸다. 이번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세 가지 불확실성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였다. 첫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다. 둘째는 클레리티 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다. 셋째는 미중 정상회담과 이란 전쟁 변수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제도권 편입 기대와 기관 매수세를 기반으로 버텨 왔지만 이번에는 법안과 거시 지표가 동시에 흔들리며 8만 달러 방어에 실패했다.

김제이 블록미디어 편집장은 시장 충격의 첫 출발점으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를 짚었다. 4월 P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인됐고 이는 곧 금리 전망을 바꿨다. 생산자물가는 기업이 실제로 비용 상승을 겪고 있다는 신호다. 소비자물가가 이미 높게 나온 상황에서 생산자물가까지 급등하면 다음 달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시장은 곧바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춰 잡았고 내년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더 크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번 하락의 또 다른 축은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수 동력 약화다. 스트래티지는 우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구조를 이어 왔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매수세가 비트코인 현물 수요의 중요한 축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최근 월 배당형 우선주인 STRC의 판매가 기대보다 부진했고 주가도 액면가 1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스트래티지는 액면가 이하에서는 우선주를 적극 발행하기 어렵다. 결국 신규 자금 조달이 줄어들면 비트코인 매수 압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격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클레리티 법안이다. 이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관할권과 규제 구조를 명확히 하려는 시도다.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미국이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볼 것인지 상품으로 볼 것인지 명확히 하지 못한 것이 산업 성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고 봐 왔다. 클레리티 법안은 이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핵심 법안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제이 블록미디어 편집장 
하지만 상원 은행위원회 마크업을 앞두고 100개가 넘는 수정안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디파이 규제와 비수탁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호 조항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기존 법안에는 비수탁 개발자와 디파이 프로토콜에 일정한 보호 장치를 두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개발자가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경우 전통 금융기관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는 디파이 생태계가 미국 안에서 계속 개발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판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측 수정안은 이 보호 장치를 삭제하거나 축소하려는 방향으로 제출됐다. 디파이 프론트엔드와 프로토콜에도 자금세탁방지 의무와 고객확인 의무를 더 강하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디지털자산 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다. 디파이는 중앙화된 거래소나 은행처럼 운영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구조에 전통 금융 수준의 KYC와 AML 의무를 그대로 적용하면 미국 내 디파이 개발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다만 이 문제가 법안 전체의 통과를 반드시 막는 변수는 아닐 수 있다고 봤다. 디파이는 디지털자산 고유의 중요한 영역이지만 미국 국가 전체의 금융정책 관점에서는 핵심 쟁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월가와 제도권 금융이 원하는 것은 디지털자산이 어떤 기준으로 발행되고 거래되고 보관될 수 있는지다. 이 관점에서 보면 디파이 조항은 중요한 산업적 쟁점이지만 법안 전체를 무너뜨릴 만큼의 본질적 변수는 아닐 수 있다.

더 복잡한 쟁점은 윤리 조항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고위 공직자 및 가족이 디지털자산을 보유하거나 홍보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디지털자산 이해관계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는 이를 법안 통과를 방해하는 정치적 카드로 보고 있다. 클레리티 법안 자체는 시장 구조를 정비하는 법안인데 윤리 조항을 붙이면 논의가 길어지고 법안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상원 은행위원회 마크업은 그래서 중요한 분기점이다. 위원회 통과 자체는 공화당 표만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윤리 조항과 디파이 조항을 둘러싼 충돌이 길어지면 본회의 일정은 늦어질 수 있다. 법안이 위원회를 통과하면 시장은 단기적으로 안도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관세 이란 대만 AI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기대만으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다. 클레리티 법안은 통과돼야 하고 스트래티지 같은 대형 매수자의 자금 조달은 유지돼야 하며 미국의 물가와 금리 전망은 안정돼야 한다. 여기에 미중 회담이 유가 안정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물릴 때 비트코인은 다시 8만 달러를 지지선으로 회복할 수 있다. 반대로 그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8만 달러는 지지선이 아니라 저항선으로 바뀔 수 있다.

#서동주,#김동환,#김제이,#블록미디어,#크립토PLUS,#비트코인,#클레리티법안,#디파이,#가상자산규제,#PPI,#미중정상회담,#이란전쟁,#스트래티지,#암호화폐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