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평생 먹어야 할까...끊으려면 ‘엄격한 조건’ 필요해

권순일 2026. 5.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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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고혈압 약을 복용한 뒤 혈압이 내렸다고 해서 의사와의 상의도 없이 약을 끊었다가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복용 중이던 약을 갑자기 안 먹으면 어떻게 될까. 지인으로부터 해외여행을 떠날 때 깜빡하고 혈압약을 챙기지 않았던 고혈압 환자가 귀국한 뒤 오래지 않아 사망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고혈압 환자가 약 복용을 중단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심각한 경우 뇌졸중, 심부전, 대동맥 박리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약을 갑자기 끊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사실 혈압 수치가 좋고 몸 상태가 괜찮을 때는 고혈압약 복용을 중단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의사와 상담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을 갑자기 끊으면 △흐릿한 시야 △가슴 통증 △피로 △두통 △불규칙한 심장 박동 △어지럼증 △반동성 고혈압 △수분 저류 △호흡 곤란 등의 심각한 금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혈압이 치료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거나 더 나쁘게는 너무 빠르고 급격하게 상승해 의료 전문가들이 '고혈압 위기'라고 부르는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혈압 위기는 혈압이 180/120을 초과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응급 상황이며 실명, 심장마비, 심부전, 신장 손상,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상태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 위기로 인한 손상은 되돌릴 수 없으며 때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약을 중단한 후 반등 고혈압을 경험하게 되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이는 중단한 약물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사례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은 중추 알파 작용제로 알려진 약물의 일종인 구안파신 복용을 갑자기 중단한 후 2~4일 후에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사례 연구에 의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처방되는 근육 이완제인 티자니딘이라는 약물을 중단한 지 몇 시간 만에 반등 증상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약은 절대 끊을 수 없나?

그렇다면 고혈압약은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약을 갑작스럽게 끊어서는 안 되지만 경우에 따라 의사가 점진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혈압 상승 위험이 유전적이거나 평생 약물 치료가 필요한 지속적인 요인일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약 복용 부담을 줄이거나 약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제 중단할 수 있나?

예전에는 혈압약은 평생 지속되는 치료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일부 최신 지침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준은 혈압 지표 개선과 의료진과의 원활한 소통 이력이 있는 것"이라며 "혈압약 중단 결정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대만 연구팀에 따르면 수년간 혈압이 잘 조절된 사람들은 약물 중단 후에도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약 복용 중단을 고려해야 할 때 필요조건은 △고혈압약을 한 가지만 복용 중이다 △50세 이하다 △장기 손상이 없다 △치료 전에 수축기 혈압이 130~139, 이완기 혈압이 80~89인 1기 고혈압 상태였다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쿠싱 증후군이나 갑상선 질환(갑상선 기능 저하증 또는 항진증)과 같은 고혈압을 유발한 기저 질환을 해결했거나 해결 중일 때 등이다.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될 때는?

혈압을 잘 조절하고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고혈압의 조절 불가능한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어 약물 복용이 필수적일 수 있다. 만약 이 상황이 당신에게 해당된다면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변경할 수 없는 고혈압 위험 요인은 △55세 이상으로 △가족력이 있는 고혈압 또는 심장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에 기여하거나 악화시키는 의학적 상태를 가진 경우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험 요인 중 하나 이상이 있다면 약을 중단하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와 같은 고혈압 합병증으로 다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또한 당뇨병, 수면 무호흡증, 신장 질환 등 고혈압과 관련된 만성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약을 안전하게 끊는 방법은?

만약 의사와 함께 고혈압약을 먹지 않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점차 복용량을 줄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하지만 먼저 약을 복용하는 동안 집에서 혈압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이 정보를 병원 진료 때 가져가야 한다.

시간이 지나도 정상 하한선, 예를 들어 약 115/80 ㎜Hg 이하에 머문다면 의사는 약물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해 혈압이 높았으나 질환이 개선되고 그 결과로 정상으로 돌아왔다면 의사와 함께 약물 복용을 점차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을 고려할 여지가 있다면 다음 단계는 용량과 혈압 보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의사는 혈압 수치와 부작용을 관찰하면서 몇 주마다 용량을 25%씩 줄이도록 권장할 수 있으며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이 과정을 한 번에 한 가지 약으로 반복하면 된다"고 말한다.

약 복용을 중단한 후에는 혈압을 계속 모니터링해 120/80 ㎜Hg 이하의 정상 범위로 유지해야 한다. 2주 이내에 정상 이상으로 두 번 이상 혈압이 높게 나타난다면 약물 복용을 재개해야 할 수도 있다.

약을 먹었다 안 먹었다 하면 어떻게 될까?

단발성 사건으로 고혈압약을 한 차례 놓치는 것은 보통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6개월에 한 번에서 일주일에 여러 번 약을 깜빡하고 복용하지 않는 사이에서 미끄러운 경사를 내려가듯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고혈압 약을 무계획적으로 복용하면 약이 효과를 완전히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약을 먹지 않으면 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은 신체에 부적절한 용량을 제공하는 것과 같으며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포함한 고혈압 부작용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약을 깜빡하고 안 먹었을 때의 일반적인 기준은 기억나는 즉시 복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늦은 밤이거나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워진다면 평소 일정을 다시 잡고, 복용량을 두 배로 늘리지 말고 예방 차원에서 혈압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복용을 놓친 후 혈압이 크게 올라간다면 약물에 관한 추가 조언을 위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할 때는?

특정 상황에서는 일부 고혈압 약물을 일정 기간 중단하거나 감량해야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정지는 일시적이고, 어떤 때는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고혈압약 조정이나 중단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부작용을 겪고 있을 때=이는 혈압약을 바꾸는 가장 흔한 이유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미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이나 중간 강도에 심각한 불내증, 특히 만성 어지럼증, 설사, 메스꺼움 또는 구토 등은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임신=임신 중이고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임신 중에 약물을 변경해 발달 중인 아기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호작용을 제한하도록 요청받을 수 있다. 임신 중 금해야 하는 혈압약으로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s), 레닌 억제제가 있다.

수술=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 같은 일부 고혈압 약물은 수술 중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낮아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마취로 인해 자연스럽게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더 잘 견디기 위해 수술 24시간 전부터는 약을 중단하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과정은 개인별로 맞춤화되며 변경을 하기 전에 본인과 의사가 결정해야 한다.

혈압을 낮추기 위한 건강 생활 습관은?

심장 건강에 좋은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해 혈압을 조절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물 복용 필요성을 줄이고, 약물 중단 후 재복용 필요성도 줄일 수 있다. 혈압을 낮추고 유지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소금 섭취 줄이기=미국심장협회(AHA)는 정상 혈압을 가진 성인의 경우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300㎎(식탁용 소금 약 1티스푼)을 초과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고혈압 환자의 이상적인 섭취량은 하루 1500㎎을 넘지 않는 것이다.

칼륨 섭취 늘리기=신장 질환이 없다면 렌틸콩, 바나나, 시금치 등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더 많이 먹으면 나트륨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칼륨은 혈관을 이완해주고 신장이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줘 혈압을 낮춘다.

규칙적인 운동=심혈관 건강은 보통 빠른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줄넘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개선된다. 전문가들은 "매일 최소 30분의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며 "목표 심박수는 최대 심박수의 64~76% 사이여야 하며 이는 나이를 220에서 빼면 된다"고 말한다.

절주=남성은 하루에 두 잔, 여성은 한 잔을 넘지 말아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는 교감신경계(투쟁-도피 반응)를 활성화하는 능력 때문에 혈압을 높일 수 있다.

금연=흡연은 폐와 혈관에 만성적인 변화를 일으켜 혈압을 높일 수 있다. 금연은 이러한 지속적인 혈압 변동과 동맥 내 플라크 축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복용 약 점검=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감기약, 경구 피임약, 일부 한방 보충제와 같은 특정 약물은 혈압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처방약과 일반 의약품, 그리고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보충제를 의사와 함께 검토해 혈압에 미치는 잠재적 상호작용이나 부정적인 영향을 파악할 것을 권장한다.

의사와 정기적으로 상담하기=특정 상황에서는 혈압약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치가 오랫동안 조절돼 왔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생활 습관 변화를 했을 때이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는 고혈압과 같은 수정 불가능한 위험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어 약물 복용을 계속하는 것이 전반적인 건강에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혈압약 중단에 관한 결정은 의사의 안내와 감독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약물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권장되지 않더라도 의료진과 협력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용량을 최소화하고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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