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보건직이 떠받친 미국 캘리포니아 고용
의료·사회복지 빼면 일자리 감소
美 메디케이드 지원 축소는 변수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동시장이 첨단기술과 할리우드가 아니라 의료·사회복지 일자리 증가에 기대고 있다. 고용이 저임금 지역 서비스 부문에 집중되면서 주 경제의 성장 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믹이노베이션그룹(EIG)이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의 의료·사회복지 일자리는 2022년 3월부터 2026년 3월까지 4년 동안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료와 사회복지 부문을 제외하면 미국의 첨단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중심지인 캘리포니아는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 관련 일자리는 미국 전체 노동시장에서도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최근 연방 고용보고서에서 4월 비농업 일자리는 시장 예상보다 많은 11만5000개 늘었고, 이 가운데 의료·사회복지 부문이 약 47%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의료 관련 부문과 그 외 부문의 고용 격차는 EIG가 분석한 미국 주 가운데 가장 컸다. 인구가 적은 주 가운데서는 오리건이 의료·사회복지 부문을 제외할 경우 고용이 1.5% 감소해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고, 이를 포함하면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고용 확대의 배경에는 고령화가 있다. 더 많은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전국적으로 의료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은 병원 치료 필요성을 줄이기 위해 노년층 대상 홈케어 지원 서비스를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홈케어 인력 수요도 함께 늘었다.
캘리포니아는 최근 몇 년 동안 행동건강 서비스에도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EIG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정신건강 전문직 고용은 2022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의료·사회복지 일자리를 세부적으로 보면 정신건강 전문직과 노인·장애인 대상 서비스 직종에서 증가폭이 컸다. 이는 주정부 정책과 인구 구조 변화가 노동시장에 직접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늘어난 일자리 상당수는 임금 수준이 낮은 직종이다. EIG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노인·장애인 대상 서비스, 외래진료센터, 정신건강 전문직 사무소, 홈헬스케어, 전문간호시설, 노인 보조생활시설, 의사 사무소, 보육, 전문병원, 외래 정신건강센터 등에서 일자리가 늘었다. 이 가운데 노인·장애인 서비스의 2025년 3분기 평균 주급은 487달러로 낮았다. 홈헬스케어는 같은 기간 고용이 빠르게 늘었지만 평균 주급은 967달러였고, 2023년 3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해당 부문 고용은 약 25% 증가했지만 임금은 2.7% 하락했다.
임금 구조의 변화는 캘리포니아 노동시장의 질적 문제를 드러낸다. 케넌 피크리 EIG 선임연구원은 "캘리포니아가 저임금의 지역 서비스형 의료·의료 관련 부문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고임금·고부가가치 수출 지향 제조업과 고임금 서비스 부문 일자리는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는 캘리포니아 경제의 이미지와 실제 고용 기반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 캘리포니아는 억만장자와 고임금 기술직,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최근 고용 회복을 떠받친 것은 노인 돌봄, 재가서비스, 정신건강 서비스 같은 지역 밀착형 직종인 것이다. 고용 숫자만 보면 노동시장은 버티고 있지만,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낮은 임금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보상 구조에 묶여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향후 의료 고용 호황을 떠받쳐 온 재정 지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꼽힌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사람들에게 메디케이드 보장을 제공하던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다. 또 모든 주와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도 메디케이드 삭감에 직면해 있다. 한 캘리포니아 의료노조는 이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주로 억만장자를 겨냥한 세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오는 11월 투표에 올리려 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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