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김도영 2번 올릴 생각은 없다” 단언… 하지만 해결사들이 더 나타난다면?

김태우 기자 2026. 5. 1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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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김도영의 이상적인 타순은 입단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14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선발 타순에 조금 손을 댔다. 이날 두산 선발이 좌타자에게 강한 좌완 웨스 벤자민임을 고려해 우타자 8명을 배치했다. 그리고 주로 3·4번을 치던 김선빈과 김도영의 타순을 하나씩 앞으로 당겼다. 박재현 김선빈 김도영 순으로 1~3번을 배치했다.

같은 타자들의 모임이라고 해도 조합에 따라 득점력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매일 타순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다. 선수의 컨디션, 상대 선발과 상대 전적 등을 고려해 한 시즌에도 100개가 넘는 서로 다른 라인업을 쓴다.

사실 주축 타자들이 건강하고 모두 그 자리에서 기능을 잘 한다면 굳이 타순을 이리저리 바꿀 이유는 없다. 2024년 KIA가 비교적 그런 팀이었다. 당시 KIA는 확실한 주축 선수들이 있었고, 2점을 내주면 3~4점을 뽑아 상대에 복수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부동의 4번 해결사였던 최형우(삼성), 리드오프였던 박찬호(두산)가 팀을 떠나면서 타순 구성이 다소 어지러워졌다. 선수들의 기복도 더 심해졌다.

이런 가운데 팀 내 최고 타자들인 김도영과 김선빈을 앞으로 당겨 한 타석이라도 더 기회를 주고 상위 타선의 응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른바 ‘2번 김도영’ 이론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타자를 2번, 심지어 1번에 배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도영은 장타력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선수인 만큼 사실 어느 타순에도 잘 어울린다.

▲ 김도영은 최형우가 떠난 올 시즌 4번 혹은 3번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KIA타이거즈

이범호 KIA 감독도 타순에 대한 고민은 가지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14일 경기를 앞두고도 “2번이라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세계적인 트렌드를 모르는 것도, 아예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시즌 전부터 고민을 해온 지점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어줄 수는 있어도, 해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 분명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노아웃 만루 10번을 만들어도 점수를 못 내면 지는 게 야구다. 우선 해결하는 것을 중점으로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소신을 밝혔다.

이 감독은 앞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김도영이 걸리면 상대 투수는 피해가거나, 혹은 맞아도 솔로홈런이니 두려울 게 크지 않다고 본다. 이어 “나는 야구를 할 때 해결을 하는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 있어서 김선빈을 3번에 놨었던 이유로 도영이한테 어떻게든 찬스가 많이 걸려야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김선빈은 현재 KIA에서는 김도영 이상으로 타율이 높은 선수다. 일단 박재현 김선빈이 앞에서 출루하면, 김도영이 해결하는 그림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 감독은 “김도영을 2번까지 올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히면서 “박재현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선빈이를 당기고 (김도영이) 3번이나 4번에서 하는 게 지금 팀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타순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이범호 감독은 2번 타순의 중요성과 트렌드를 인정하면서도 가장 해결 능력이 좋은 김도영을 2번으로 당겨 쓸 구상은 없다고 밝혔다 ⓒ곽혜미 기자

결국 앞에서 나가는 선수를 불러들일 수 있는 해결사가 예전보다는 줄어들었다는 현실 인식이 있다. 최형우가 있을 때는 김도영이 4번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해럴드 카스트로나 나성범도 완벽히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어떤 타순이 이상적인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다만 해결사를 할 선수들이 더 나타난다면 문제는 또 다른 양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카스트로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아델린 로드리게스가 적어도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나성범도 현재 성적에 주저앉아 있을 선수는 아니다. 이 감독도 “나성범은 타점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경기를 치르면 에버리지도 높은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면서 해결 능력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도 뒤에 받쳐줄 선수가 있다면 김도영이나 김선빈의 타순을 당겨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을 고려할 법하다. 실제 14일에도 “한 번이라도 더 치게 만들려고 했다”며 김선빈 김도영의 타순을 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아데를린이나 나성범이 좋은 활약을 한다면 타순도 상대 선발에 따라 조금은 더 유연하게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상의 타순 조합을 향한 KIA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 아데를린이 4번 혹은 5번에서 해결사 몫을 해준다면 김도영의 전진배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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