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말고 ‘이것’도 안돼?” 스승의날, 학생 혼자 카네이션 드려도 김영란법 위반

2016년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교육 현장에 뿌리내린 지 10년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스승의 날 교무실 풍경은 어색함과 긴장감이 교차한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학생과 학부모, 혹시 모를 오해를 경계하는 교사들 사이에서 ‘선물 가이드라인’은 이제 필수 지참서가 됐다.
15일 교육계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스승의 날 학생 개인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상시 성적 평가와 지도가 이뤄지는 관계에서는 5000원짜리 커피 한 잔도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 때문이다. 다만 학생 대표 등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달하는 꽃은 사회 통념상 의례적인 범위로 인정돼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학생들이 돈을 모아 준비하는 케이크는 가액과 상관없이 금지 대상이지만, 정성이 담긴 손편지나 카드는 가능하다.
교육 현장에서는 기관 성격에 따라 법 적용 여부가 갈려 혼란이 적지 않다. 국공립 및 사립 유치원 교사는 ‘공직자’로 분류돼 법 적용 대상인 반면, 일반 어린이집 보육교사나 학교 방과 후 강사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해관계가 종료된 작년 담임교사에게는 5만 원 이하 선물이 가능하고 졸업생은 은사에게 100만 원 이내의 선물을 할 수 있지만, 진급 후에도 해당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다면 여전히 선물은 금물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규제 탓에 교사들 사이에서는 선물 자체가 부담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혹시 모를 민원이나 조사 대상이 되느니 차라리 스승의 날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탁 방지라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법률적 잣대로 재단해야 하는 현실이 사제 간의 순수한 정을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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