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가격에 삼성 파업 우려가 기름 부어”… 메모리 폭등 사이클 더 길어진다
“파업 리스크까지 겹치며 불에 기름 부어”
다급한 고객사, 삼성전자에 문의 빗발
생산 차질 시 메모리 가격 폭등 4분기까지 연장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파업이 가시화하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폭등시키는 2차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앞서 올 2분기 메모리 계약 가격이 사상 최대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업이라는 공급 리스크가 정점 진입 시점과 겹치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진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노조의 파업 리스크가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사이클에 2차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시장조사업체, 투자은행 등은 올 3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정점에 도달한 뒤 올 4분기부터 서서히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사 합의 결렬에 따른 파업 리스크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전날 삼성전자 반도체 노조가 사측의 추가 협상 제안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파업 수순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삼성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들은 위험요인 제거를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업 여부와 무관하게 현 상황 자체가 D램, 낸드 가격을 끌어올리는 심리적 요인이 되고 있다”며 “메모리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빅테크와 PC·스마트폰 제조사를 더욱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 HP 등 삼성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가 파업에 따른 영향을 문의한 바 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고객사들도 파업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주요 고객사에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고객사는 여전히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D램, 낸드 가격의 추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 반도체의 파업 리스크는) 불붙은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폭증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공급 절벽’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 상당 물량이 AI 서버용 HBM에 쏠리면서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이 줄어든 데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대규모 선수금 지급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파업 참여율이 노조원의 30~40%에 달할 경우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는 D램 3~4%, 낸드 2~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치상 비율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에서는 가격 폭등을 부추기는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전 세계 D램 재고는 4~6주 수요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메모리 가격의 고점 국면을 기존 전망보다 더 길게 끌어당길 수 있다. 앞서 해외 주요 투자은행, 시장조사업체들은 오는 3분기에 D램과 낸드 가격이 정점에 도달한 뒤 올 4분기부터 서서히 안정화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수급 상황을 예측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파업이 현실화하면 정점 시기가 올 4분기 이후로 밀리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에도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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