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줄어든 이유 살펴보니 교사들에겐 ‘부담학습’ [스승의날, 교권의 현주소]

김의서 기자 2026. 5. 15.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승의날, 교권의 현주소]
대전 체험학습운영 학교 2년 새 46% 감소
교사, 장소·동선·조 편성·안전 전과정 책임
체험학습 후 "사진 왜 적게 찍혔냐"민원도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2월 5일 인천 강화군 연미정으로 겨울방학 현장체험학습을 나온 어린이들이 두꺼운 외투를 벗어놓고 뛰어놀고 있다. 2026.2.5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의서 기자]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 학교 밖 교육활동이 교사들의 안전 책임과 민원 부담 속에 위축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에서 1일형 체험학습과 숙박형 수학여행 운영이 줄어드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적 필요성보다 사고와 민원 가능성을 먼저 따지게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학교 밖 교육활동이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방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충청권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의 1일형 현장체험학습 운영 학교는 2024년 261곳에서 지난해 205곳으로 줄었고, 올해는 140곳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세종은 초·중·고 전체 기준 1일형 체험학습 실시 학교가 2024년 80곳에서 지난해 95곳으로 늘었지만, 올해에는 92곳으로 다시 줄어들 예정이다. 숙박형 체험학습은 2024년 96곳에서 지난해 63곳으로 급감한 뒤 올해 68곳으로 일부 회복될 전망이지만, 2024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충남에서도 감소 흐름이 확인된다. 숙박형 수학여행은 2024년 610건에서 지난해 520건, 올해 예정 500건으로 줄었다. 일일형 현장체험학습도 같은 기간 674건에서 588건, 571건으로 감소했다.

교사들이 말하는 부담은 단순한 안전관리가 아니다. 장소 선정과 이동 동선, 차량 배정, 학생 조 편성, 식사, 사진 촬영, 사고 대응, 사후 민원까지 전 과정이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종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현장체험학습 이후 '왜 우리 아이 사진은 적게 찍혔느냐'는 식의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 교사들이 체험학습 운영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도 "현장체험학습을 준비할 때 교육적인 의미보다 사고 발생 가능성과 민원 대응을 먼저 걱정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현장에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체험학습을 축소하거나 가까운 장소 위주로 운영하는 사례도 나온다. 학부모 동의 절차와 안내문을 세분화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학생 안전을 위한 조치이지만, 동시에 민원과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방어적 행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수학여행도 마찬가지다. 숙박형 교육활동은 공동체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기회지만, 야간 생활지도와 안전사고 위험, 학부모 민원 부담이 커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는 업무로 꼽힌다.

천안의 한 중학교 교사는 "어디까지가 교사의 권한이고 어디까지가 책임인지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현장체험학습 정상화를 위해 교사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안전요원 배치, 사전 답사 지원, 사고 대응 매뉴얼, 교육청 차원의 법률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현장체험학습이 줄어들면 손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라며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학교 밖 교육활동은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의서 기자 euieui@cctoday.co.kr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