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란값 담합 의혹, 밥상물가 흔든 책임 물어야

계란은 서민 밥상에서 빠지기 어려운 대표적 필수 식품이다. 그런 계란의 산지 기준가격을 생산자단체가 사실상 결정해 왔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대한산란계협회가 3년간 지역별 기준가격을 정해 농가에 통지하고, 이 가격이 실제 거래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시장질서를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다.
공정위는 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 9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협회는 지난 202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왕란·특란·대란 등 계란 규격별 기준가격을 정해 팩스와 문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회원 농가에 공지했다. 새 가격이 없을 때도 매주 기존 가격을 재안내했고, 회원이 아닌 농가에도 기준가격을 알렸다. 영향 범위가 협회 내부에만 머물렀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더 심각한 것은 생산비가 하락했는데도 기준가격은 올랐다는 점이다. 계란 30개 기준가격은 2023년 4841원에서 2025년 5296원으로 2년간 9.4% 상승했다. 반면 원란 1개당 생산비는 같은 기간 낮아졌다. 그 결과 소비자 가격도 2023년 6491원에서 2025년 6792원으로 올랐다. 소비자는 불투명한 가격 결정의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사업자단체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흔든다. 농가 보호나 산업 안정이라는 명분이 있더라도 가격을 사실상 유도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은 정당화될 수 없다. 생산자단체의 역할은 정보 제공과 산업 발전 지원에 머물러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산지가격 조사·발표 체계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민간 중심 가격 정보가 특정 단체의 이해관계에 좌우돼선 안 된다. 공공기관이나 전문기관을 통한 객관적 조사 체계와 표준거래계약서 도입이 필요하다.
수입 확대와 할인 지원은 단기 처방일 뿐이다. 근본 대책은 계란 유통 구조의 투명화와 가격 형성 과정의 정상화다. 밥상물가를 흔드는 가격 개입 행위에는 단호해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세우는 일이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축산업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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