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화력발전소 폐쇄 6년…한집 건너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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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빈집이네, 여기는 두달 전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마을을 걸어가던 유금단(61)씨는 집마다 멈춰 서길 반복했다.
"여기도, 여기도 다 빈집이에요." 이곳은 충청남도 보령시 석탄화력발전소 입구와 맞닿아 있는 '깊은골' 마을이다.
2020년 12월, 보령 화력발전소 1·2호기가 멈췄다.
그러는 사이 지자체와 기업, 노동자들은 "각자도생"(남상무·보령 화력발전소 1차 하청 노동자)하며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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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앞 ‘깊은골’ 마을 가보니

“여기도 빈집이네, 여기는 두달 전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마을을 걸어가던 유금단(61)씨는 집마다 멈춰 서길 반복했다. “여기도, 여기도 다 빈집이에요.” 이곳은 충청남도 보령시 석탄화력발전소 입구와 맞닿아 있는 ‘깊은골’ 마을이다. “이 동네는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아요.” 스물여섯 집을 지나는 동안 열다섯이 비어 있었다.
2020년 12월, 보령 화력발전소 1·2호기가 멈췄다. 보령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다. 발전소 폐쇄 이후 보령에선 ‘고용 감소와 인구 유출이 가속화’(한국노동연구원 2025년)됐다. 2021년 인구 10만명이 깨졌고, 현재는 9만2천명 선이다. 깊은골 마을이 있는 오천면 오포3리의 인구도 219명(2020년)에서 175명(2026년)으로 줄었다. 발전소 입구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유씨 딸이 다니는 오천초등학교는 폐교가 확정됐다. 학생 수는 올해 10명뿐이다. 다음달 폐쇄 예정이던 5호기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9개월 연장 가동된다.

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한 뒤 5년이 지났지만 본격적인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령시는 옛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공공 주도 해상풍력단지 사업 ‘1호 도시’로 선정됐지만, 본격 가동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릴 전망이다. 보령시 관계자는 “지금은 (전기를 이동시킬) 전력 계통이 없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설립된 민관 협력조직인 보령시 에너지센터는 설립 2년만에 문을 닫았다. 정부 예산(연간 3억~4억원)이 끊겼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에너지 전환에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보령시는 이후 에너지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일정도 불분명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도지사와 보령시장 후보들은 입 모아 ‘에너지 전환’을 외친다. 전환보다 중요한 건 과정이다. 탄소중립법에는 노동자, 중소상인 등 취약계층과 지역을 보호해야 한다고 ‘정의로운 전환’ 원칙을 정해뒀다. 아직은 문구에만 그친다.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산업을 키워내고, 노동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지자체의 공약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설계와 실행이 필요하다. 업종 전환 시 고용보조금 지원 등의 종합대책을 담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은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는 사이 지자체와 기업, 노동자들은 “각자도생”(남상무·보령 화력발전소 1차 하청 노동자)하며 표류하고 있다.
보령(충남)=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취재 내용을 생생하게 담은 기사와 사진과 영상 등을 담은 디지털 인터랙티브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1회 ‘빛의 마을에 불이 꺼지면’(https://campaign.hani.co.kr/regional-extinction-crisis-part1)

<디스토리팀> 취재: 류석우 손고운 황예랑 송상호 / 사진: 최현수 / 영상: 한해나 / 디지털 인터랙티브: 김경훈 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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