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키 플레이어⑥] '메이드 바이 콜마' 혁신의 힘

김소희 기자 2026. 5.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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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북미·중국 글로벌 생산 인프라 구축
공격적 R&D 투자, 방대한 빅데이터 '자신감'
AI·로봇 첨단기술 확장 드라이브로 경쟁력↑
전 세계적인 K웨이브 확산에 힘입어 K뷰티를 찾는 수요와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14억3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3% 신장한 31억달러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K뷰티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양강 구도에서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등 신흥 강자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같은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의 존재감도 부쩍 커졌다. 본지는 이들이 주도하는 K뷰티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해법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K뷰티 키 플레이어 로고

한국콜마가 주력인 콜마그룹이 올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 최초로 대기업으로 지정된 건 K뷰티 글로벌 확장의 숨은 일등공신으로 역량을 꾸준히 높였던 게 마중물이 됐다. 여기에 HK이노엔 중심의 제약과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다각화 전략도 주효했다.  

그룹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국콜마는 올해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 △공격적인 R&D(연구개발) 투자 △AI(인공지능) 전환 등을 추진하며 초격차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K뷰티 선호도가 지속 높아지는 가운데 이른바 '메이드 바이 콜마(Made by Kolmar)'라는 확실한 입지를 무기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콜마 세종공장에서 선스틱 제품이 제조되는 모습. [제공=한국콜마]

우선 세계 최대 뷰티시장인 북미를 공략하려는 글로벌 브랜드와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는 K인디브랜드 진출의 길잡이로서 글로벌 생산체제를 손질했다. 올 초 중국 베이징 공장을 철수하고 국내 세종공장 생산역량 강화를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세종공장은 현재 세계 최대 수준의 기초화장품 생산기지로 생산능력만 연간 약 8억9000만개에 달한다.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건립한 미국 제2공장은 연간 1억2000만개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제1공장과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3억개, 캐나다까지 포함하면 북미에서만 약 4억7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이 같은 생산 기반이 관세·물류 리스크를 낮추고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경쟁력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중남미까지 영업망을 확대해 글로벌 화장품 생산 허브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세종공장에 색조 전문 공장인 부천공장(1억3700만개)과 중국 무석공장(5억5000만개), 미국·캐나다로 이어지는 생산 인프라를 갖췄다"며 "전 세계 어느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마USA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이 화장품을 제조하고 있다. [제공=한국콜마]

한국콜마는 기술력 배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매출의 약 6%를 R&D(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이는 방대한 기술 데이터로 축적돼 다시 글로벌 시장 니즈(Needs)에 맞는 맞춤형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두피에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차단제 '스칼프 선에센스' 개발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지난 36년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와 4800여개 고객사 맞춤 처방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근간으로 한 AI를 앞세워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정부가 주도하는 'AI 팩토리 얼라이언스'에서 화장품 기업 중 유일하게 주관기업으로 선정되면서 AI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AI 팩토리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스스로 공정을 최적화하는 자율형 생산 시스템이다.

한국콜마는 이에 따라 생산계획부터 제조, 품질관리, 충진·포장에 이르는 전 공정을 모듈화하고 공정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해당 체계가 구축되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져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킨케어 연구소 연구원들. [제공=한국콜마]

자외선 차단 분야에서 개발 중인 'AI 기반 맞춤형 처방 설계 시스템'은 전 세계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피부상태, 자외선 패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차단 포뮬러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구조다. 기존 성분 조합 작업을 수천가지 변수까지 학습하며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화장품 보존력 시험에 로봇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장으로 급증한 제품 안전성 검증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분석 정확도까지 높이기 위한 선제적 투자다. 한국콜마는 로봇으로 확보한 시험 시료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로봇과 AI가 결합된 피지컬AI 기반 환경을 조성한다는 심산이다.

이 회사는 나아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사용자의 실시간 피부상태에 맞춰 차단 기능을 조절하거나 자외선 강도에 따른 재도포 시점을 안내하는 서비스까지 구상하고 있다. 자외선차단제를 '디지털 기반 피부관리 솔루션'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 인프라와 그간 쌓아온 R&D 기술력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K뷰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확장된 체급에 걸맞은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