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산망 올라탄 일본…호주 해군사업 발판 삼아 외연 확장

최재성 기자 2026. 5.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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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X·미쓰비시 협력…호주 차세대 호위함 방어체계 공급
美 기술·日 플랫폼 결합…인도태평양 해군시장 공략 본격화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총력…한일 방산 경쟁 구도 부상
지난 11일(현지 시각) RTX 산하 레이시온(Raytheon)은 호주 해군의 신형 모가미급 호위함에 근접방어체계(CIWS) 'SeaRAM'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출처= RTX]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미국 최대 방산업체 RTX와 손잡고 호주 해군 현대화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글로벌 방산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기술과 일본 함정 플랫폼이 결합하는 형태의 동맹형 방산 공급망이 강화되면서 한국 조선·방산업계도 긴장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14일 글로벌 항공우주·방산기업 RTX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호주 차세대 모가미(Mogami)급 프리깃함에 레이시온(Raytheon)의 함정 자위 방어체계인 씨램(SeaRAM)을 탑재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일본에서 먼저 건조되는 초도 3척을 대상으로 한다.

씨램은 함정 접근 미사일과 드론 등을 근거리에서 요격하는 대표적인 함정 근접방어체계(CIWS)다. 여기에 사용되는 RAM(RIM-116) 요격미사일은 미국과 독일이 공동 개발한 무기체계로, 현재 미국과 한국·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이 운용 중이다.

모가미급 프리깃함에 탑재될 씨램 생산은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진행되며, 2028년 말부터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바버라 보르가노비 레이시온 해군사업부문 사장은 "SeaRAM은 기존 근접방어체계보다 더 넓은 방어 범위를 제공한다"며 "호주 해군 차세대 수상 전투함의 대공·미사일 방어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美 기술·日 플랫폼 결합…'동맹형 방산 공급망' 확대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단순 무장 탑재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동맹형 무기 공급망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 방산업체들이 미국 방산 생태계 안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RTX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방산기업 중 하나로, 미사일·레이더·방공체계 분야에서 글로벌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쓰비시가 RTX 산하 레이시온의 핵심 함정 방어체계를 채택했다는 것은 일본 방산업체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일본 해상자위대 모습.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공식 홈페이지]

특히 일본은 최근 수년간 방산 수출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사실상 자국 방위 목적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동맹국 대상 수출과 공동개발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호주 해군의 SEA3000 범용 호위함 프로그램도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호주는 퇴역 예정인 안작(Anzac)급 호위함 대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일본의 개량형 모가미급 프리깃함은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중동 리스크·해상 안보 공백…한일 경쟁 확대

중동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해협 긴장 고조 등으로 글로벌 해상 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점도 일본 방산업체들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글로벌 해군 현대화 사업은 단순 함정 건조를 넘어 미사일 방어·무인체계·통합전투체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분위기다. 미국 기술과 동맹국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방산업체 간 경쟁 구도도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오션이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PSP는 오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의 대체 전력 확보를 위해 최대 12척 규모의 디젤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는 대형 사업이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캐나다를 방문해 현지 장관급 인사들과 잠수함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당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는 단순 국방조달 사업을 넘어 양국 간 장기 전략 파트너십 구축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민관 역량을 총결집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캐나다 의회가 오는 6월 말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 CPSP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윤곽이 일부 드러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별 국가 중심 수출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미국 기술과 동맹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공급망이 재편되는 흐름"이라며 "한국과 일본 모두 인도태평양 해군 현대화 시장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보고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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