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판부 기피신청에 내란 항소심 중단… 특검 “소송 지연 의도” 빨라야 내달 재개
재판부, 간이 기각 않고 신문 미뤄

14일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 심리로 윤 전 대통령 등 8명의 내란 우두머리 및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항소심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 혐의를 사실로 인정하는 구체적 표현을 사용하며 유죄 예단과 선입견을 드러냈다”며 법관 전원에 대해 기피 신청을 냈고, 이날 법정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도 이날 법정에서 재판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고 법정을 나왔다.
이를 두고 특검에선 “소송 지연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감이지만 한번 정리하고 진행하는 것이 절차 명확성 측면에서 낫다고 논의해 간이 기각하지 않겠다”며 이들에 대한 공판을 별도로 분리해 기피 신청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법관 기피 신청은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한 경우에는 해당 재판부에서 간이 기각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별도 합의부에서 인용 여부를 결정하고, 그 사이 재판 절차는 정지된다. 또 기각 결정이 나오더라도 대법원에 한 차례 더 재항고할 수 있다.
만약 기피 신청이 인용된다면 재판은 더 오래 공전할 수도 있다. 서울고법의 내란전담재판부는 형사 1부와 형사 12부인데, 형사 1부 역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등의 기피 신청이 인용돼 재판부가 형사 1부로 바뀐다 하더라도 재차 기피 신청을 낼 명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8일까지 기피 신청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증인신문을 추후로 미루기로 했다. 형사재판 경험이 많은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한 재판부가 여러 공범에 대해 순차적으로 판결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은데 기피 신청이 인용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다만 역사적 사건이니만큼 절차적 흠결을 남기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재판부가 간이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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