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홍대 옮겨 놓은 듯… 어깨마다 '올영 쇼핑백'
PB브랜드 연매출 60% 성장… SNS서 인지도·영향력 확대

"올리브영은 한국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 같아요. 트렌디한 제품이 다 모여 있는 느낌이거든요."
지난 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케이콘 재팬 2026' 행사장에 마련된 '올리브영 페스타 재팬 2026' 부스에는 이른 시간부터 일본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스는 한국 명동거리와 홍대골목, 올리브영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곳곳에는 한국 드러그스토어에서 볼 법한 진열대와 체험존이 배치됐고 메이크업 수정 서비스를 받으려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는 542㎡(164평) 규모로 꾸려졌으며 총 55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관람객들은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거나 피부 고민에 대한 상담을 하고 스탬프 랠리를 통해 샘플과 굿즈를 받았다. 체크인존에서 수령한 올리브영 로고가 박힌 초록색 타포린백을 든 사람들은 공연장 안팎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K팝 공연을 기다리며 가방 안 화장품 샘플을 꺼내보거나 친구와 제품에 대해 대화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40대 소비자층도 현장을 찾았다. 도쿄에서 온 니시 유미코씨(47)는 한쪽 어깨에는 올리브영 쇼핑백을, 다른 쪽에는 K팝 그룹 TWS 키링이 달린 가방을 메고 행사장을 둘러봤다. 올해 4월 딸과 함께 서울 명동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해 립 제품과 크림, 마스크팩 등을 구매했다는 그는 "한국 사람들은 피부가 좋고 아름답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K팝이나 드라마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과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15년 전 한국을 여행했다는 도쿄 거주민 나카니시 노조미씨(34)는 "예전에는 올리브영을 잘 몰랐지만 요즘엔 SNS(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본다. 한국 여행을 가면 꼭 매장에 들를 것"이라며 "한국 브랜드는 질이 좋고 유행을 가장 앞서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K뷰티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체험에도 공을 들인다. 지난해 5월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열린 바이오힐보 팝업스토어에는 10일간 약 1만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오픈 전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도 벌어졌다. 특히 피부 진단기기를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피부 상태를 분석한 뒤 루틴을 추천받는 방식은 스킨케어 중심 소비성향이 강한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CJ올리브영 자체 브랜드의 일본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60% 성장했다. 바이오힐보를 비롯해 컬러그램·브링그린·웨이크메이크·필리밀리·딜라이트프로젝트 등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라네즈와 에스트라, 헤라 등을 중심으로 일본 사업확대에 속도를 낸다. 특히 일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유리알 피부'와 '광채 피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에이피알(APR)은 메디큐브와 뷰티디바이스 '에이지알'(AGE-R)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에 익숙한 일본 소비자 특성과 맞물리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30대 일본 직장인 여성은 "예전에는 한국 화장품이 싸고 유행하는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피부관리에 진심인 브랜드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일본 브랜드보다 성분설명이 직관적이고 SNS 정보도 많아 구매하기 쉽다"고 말했다.
도쿄(일본)=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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