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 명령 과감히 썼던 ‘이재명 경기도’...‘삼성 파업’에도 긴급조정권 준비할까

경기일보 2026. 5. 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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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다시 한번 보자.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때 발동했다.

2005년에는 아시아나항공 파업과 대한항공 파업에 발동했다.

대만 등에 수출할 어선 20척의 비중, 자동차 수출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상 운항에 지장을 주는 조종사 파업의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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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연합뉴스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번 보자. 우리 산업의 삼성전자 비중이다. 4월 반도체 수출 비중이 37%다. 삼성전자 매출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15% 수준으로 거론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도 25%를 넘는다. 국내 개인주주 약 500만명, 협력업체 1천700여개, 국내외 고용 약 27만명.... 업계의 경쟁자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비중에서는 비견할 곳이 없다. 이런 삼성전자의 파업이 일주일 남았다. 정규·사후 조정이 다 끝났다.

절차적으로 남은 카드는 없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고용노동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강제 수단이다.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생활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때’ 발동한다.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중지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재를 진행한다. 대화로 막지 못한 파업을 법으로 막는 것이다.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과 ‘발동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역사를 보자.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때 발동했다. ‘대만에 수출할 어선 20척 납품 지연’ 등이 이유였다. 1993년에는 현대자동차 파업에 내려졌다. ‘자동차 생산 차질 및 경제 위기 우려’였다. 2005년에는 아시아나항공 파업과 대한항공 파업에 발동했다. 조종사들의 파업이었다. 현대차 2016년 장기 파업 때도 검토는 됐지만 실제 발동되지는 않았다. 즉각적인 효력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신중한 판단력도 요구된다.

정부의 이념 성향도 관심 대상이다. 대한조선공사 파업은 박정희 대통령·공화당 정부였다. 현대자동차 파업은 김영삼 대통령·문민정부였다. 아시아나·대한항공 파업은 노무현 대통령·참여정부였다. 공화당 정부는 기업 우선의 성장 정책이었다. 문민정부는 노동계로 관심이 옮아갔다. 참여정부는 노동계에 가장 근접했다. 이렇듯 세 정부를 연결지을 공통점은 없다. 이게 긴급조정권이다. 이념과 무관한 정책이다.

그렇더라도 판단 주체는 정치다. 대규모 파업 때마다 긴급조정권은 등장했다. 재계·노동계의 목소리가 서로 충돌했다.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야 했다. 그 답은 결국 정무 또는 통치 판단이 내리는 것이다. 대만 등에 수출할 어선 20척의 비중, 자동차 수출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상 운항에 지장을 주는 조종사 파업의 심각성. 이 모든 걸 판단한 현실적 주체는 정치였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

또 하나 돌아볼 게 있다. 과거 행정의 관성이다. 이재명식 행정은 공권력 발동에 과감했다. 경기도정이 그랬다. 코로나19 검역에 경기도가 꺼낸 것이 행정명령이다. 신천지 조사를 강제하고, 이만희 총회장에게 검체를 압박했다. 경기대 기숙사 긴급 동원에 나섰다. 쿠팡 물류센터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재명 경기도’가 내세운 근거는 행정명령권 또는 비상 강제조치였다. 이 문제에도 그렇게 접근할 수 있다.

노사의 대화와 타협을 고대한다. 전향적 의견이 오가기를 바란다. 파업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은 위급하다. 파국과 대비를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대비의 하나가 정부 긴급조정권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입법적인 수단이다. 과연 21년 만에 발동될 것인가. 경제 사정은 2005년과 달라졌다. 조치의 파장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준비의 범위도 훨씬 깊고 넓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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