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태 넘어 AI로…울산 도약과 함께 37년
생존·성장 집중 단계 지나
질적인 성숙 준비할 전환기
주력산업 경쟁력 지키면서
미래산업 확장·전환 모색
안정적인 도시 기반 위에서
삶의 질 개선·품격 고민을

전문가들은 광역시 승격 30년이 단순한 행정 주기의 변화라기보다 지난 3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설계하는 분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존 주력산업 중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래 산업으로의 확장과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본보는 창간 37주년을 맞아 전문가들과의 좌담회, 전문가 특별기고, 울산의 광역시 승격 연도인 1997년에 태어난 '광역둥이'들로부터 미래 울산의 발전 방향을 들어봤다.
본보가 울산테크노파크와 공동 주최한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울산의 미래가 '전환형 신산업'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호 산업연구원 지역연균형발전연구센터장은 울산만이 가진 독보적인 자산을 미래 가치로 치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AI와 디지털 트윈을 결합한 '지능형 제조 혁신'이 더해진다면 울산은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의 세계적 생산 허브'로 거듭날 전망이다.
대기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서정욱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지역 내 우량 기업의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지역 내 순환형 구조'가 울산 산업의 단단한 외피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울산 미래 30년의 핵심을 '사람'과 '공간'에서 찾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은 대학 실험실과 공장이 결합한 '오픈 랩' 형태의 도시 설계를 제안하며, 울산의 의료 역량을 프리미엄 실버 산업으로 연결해 자산가들이 머무는 투자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은 릴레이 기고를 통해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래 실현의 과학 행정"(박종래 UNIST 총장), "AI수도 울산에 걸맞은 초연결·탄소중립·무결점 안전의 울산항만"(변재영 울산항만공사 사장), "인공지능과 로봇을 기반으로 하는 울산 주력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전환"(장병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고부가가치 지능형 AI 혁신 도시로의 탈바꿈"(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등을 제언했다.
도시의 산업구조는 물론 생활 기반을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주장은 향후 30년을 이끌어갈 광역둥이 사이에서 특히 강하게 표출됐다. 광역둥이들은 울산의 광역시 승격과 함께 태어나 도시의 성장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어온 세대다. 이들은 울산이 도시의 생존과 성장에 집중하는 단계를 벗어나,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의 품격을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문화, 교육, 주거 등 정주여건의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광역둥이들의 제안은 구체적이다. 이들은 도시의 존폐가 청년 인구의 유입에 달려 있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AI·SNS 기반 콘텐츠와 실질적인 투자 교육 등 트렌디한 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광역둥이들은 울산은 단순히 일하러 오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고 싶고 즐기고 싶은 도시가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하면서 전시회나 축제, 청년 예술 프로그램 같은 콘텐츠가 더 활발하게 이어져 자연스레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앞둔 울산, 머뭇거리고 지체할 이유가 없다.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겐 산업 수도라는 과거의 훈장에 안주하지 않고, 디지털 전환과 문화적 풍요가 흐르는 '품격 있는 대전환'을 이뤄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최첨단 디지털 생존의 시대, 울산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논해야 될 시기가 아닌 증명해야 하는 시기가 눈 앞에 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