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차이에 손님 뚝” 울산 자영주유소 고사 위기
중동사태로 최고가격제 시행후
직영·알뜰比 가격 경쟁서 밀려
주말 휴업 등 자구책 마련 고심

14일 찾은 남구 신정동의 A주유소. 휘발유를 ℓ당 울산 평균 가격(1998.67원)보다 낮은 1995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30분간 주유소를 찾은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다. 인근에 위치한 직영주유소에서 훨씬 저렴한 1975원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A주유소 사장은 "중동 전쟁 이후 손님은 당연히 줄었고, 오더라도 소액 결제가 대부분"이라며 "우리 같은 자영주유소는 직영주유소와 경쟁 자체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북구 신천동의 B주유소는 중동 사태 이후 주말에는 문을 닫는다. 판매 마진이 크게 떨어져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함이다.
이곳 업주는 "주말에 사람도 없어 이참에 쉬자는 생각으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 2개월이 지난 가운데 울산지역 주유소업계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울산 전체 주유소의 80%에 달하는 자영주유소가 가격을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내 주유소 220곳 중 자영주유소는 171곳으로 77.8%를 차지한다. 이밖에 정유사 직영주유소가 10곳, 법인 주유소가 24곳, 알뜰주유소가 15곳이다.
기름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는 이들 주유소와는 달리 자영주유소는 최고 가격을 그대로 적용받아 쉽사리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전체 소비량 역시 감소하는 등 경쟁력을 잃고 있다. 실제 최고가격제 이후 9주간 전년 대비 휘발유 소비는 3%, 경유 소비는 8% 각각 감소했다.
한국주유소협회 울산지회 관계자는 "1964원에 휘발유를 판매하면 카드수수료(1.5%) 29.46원을 제하고 딱 휘발유 최고가격(1934원)이 된다"며 "그럼 당연히 1964원보다 비싸게 팔아야 마진이 남을텐데, 또 너무 비싸면 손님이 끊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통상부는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최고가격제 해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호르무즈 상황이 안정되고, 국제 유가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면 주유소 공급가격이 최고 이하로 내려가기 전에 제도가 종료될 것"이라며 "예측하기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하로, 전쟁 전까진 아니더라도 90달러대로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