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7주년 특집]해양도시 여수의 변신, 울산의 미래 비추다
(1)엑스포 이후 14년…여수, ‘섬의 도시’로 다시 도약
해양관광도시로 전국적 주목
엑스포 시설 관광자원으로 활용
관광·문화도시 기반 빠른 성장
아쿠아플라넷·해양기상과학관
가족 체험형 관광지 인기몰이
낭만포차·해안공원 등 야경 명소
시설 노후화·문제점도 드러나
섬박람회 이후 활용도 검토해야

전국 해안 도시들이 바다를 활용한 관광·문화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역시 동·북구 해안권을 중심으로 해양관광 사업을 확대하며 '산업도시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엑스포 14년 뒤…여전히 해양관광 중심지
여수는 지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계기로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했다. 이후 KTX 개통과 도로망 확충, 민간 투자까지 이어지며 전국적인 관광도시로 자리 잡았다. 국가 주도의 대형 국제행사가 도시 이미지를 바꾼 대표 사례로 꼽힌다.
14년이 흐른 지금도 여수세계박람회장 일대에는 당시 흔적이 존재한다. 국제관 건물 외벽에는 박람회 로고와 안내판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바다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뒤섞여 걸었다.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찾은 엑스포공원은 이른 시간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KTX 여수엑스포역에서 나오자마자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고 광장 곳곳에서는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쫓으며 뛰놀고 있었다.
특히 아쿠아플라넷 여수 입구 앞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줄지어 이동했고 기념품점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해안 산책로 주변에는 대형 분수를 배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쉬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최근 문을 연 여수해양기상과학관 역시 방문객들로 붐볐다. 아이들은 체험 전시물 앞에 몰려 버튼을 눌러보거나 전시시설을 둘러봤고 보호자들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남기기에 바빴다.
과거 시멘트 저장시설이었던 스카이타워 전망대에는 해 질 무렵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망대 아래로는 오동도 야경과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날도 고요하던 종포해양공원 일대는 해가 지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조명이 하나둘 켜졌고 낭만포차뿐 아니라 인근 상인들도 저녁 손님 맞이에 나섰다. 바다 건너 돌산대교와 해안도로 조명이 여수 밤바다 위로 길게 비치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김승현 제10기 낭만포차운영회장은 "낭만포차가 유명해진 이후 주변에도 비슷한 형태의 상권이 많이 생기면서 초기만큼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연휴 기간이면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며 "입점을 희망하는 상인들도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교적 꾸준히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엑스포 기반 시설과 관광 콘텐츠들도 시간이 흐르며 예전 같은 관심을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여수세계박람회장 방문객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국내 관광 수요 증가로 한때 300만명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방문객은 204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55만명 줄었다.
또 엑스포 당시 조성된 국제관 등 일부 시설은 여전히 2012년 당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개편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박영호(38·서울)씨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종종 여수를 찾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올 때마다 비슷한 느낌이 있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와 관련해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올해 말까지 '여수세계박람회장 마스터플랜' 용역을 진행 중이다. 대규모 행사 유산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활용할지 방향을 다시 설정하기 위한 작업이다.

◇또 다른 국제행사 앞둔 여수…이후 활용도 함께 고민
여수는 크고 작은 섬 300여개가 흩어져 있는 해양도시다. 여수시가 오는 9월 열리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6일 찾은 섬박람회 주행사장인 진모지구 일원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현장에서는 철제 구조물을 옮기는 크레인 소리가 이어졌고 작업자들은 안전모를 쓴 채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평선 앞 메인부스 자리에는 섬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 골조가 모습을 드러냈고 주변에는 자재와 장비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행사장은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넓었고 곳곳에는 전시·체험시설이 들어설 공간이 조성되고 있었다. 여수시는 박람회 이후에도 일부 시설을 관광·휴식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후 운영 방향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국제행사 특성상 모든 시설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부담도 따른다. 이 같은 문제는 여수시가 이미 2012년 세계박람회를 통해 경험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섬박람회 역시 행사 자체뿐 아니라 이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도 무게를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혜정 여수시청 섬박람회지원과 섬미래정책팀장은 "박람회 이후에도 도시숲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현재 사후활용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해 장기적인 운영 방향과 활용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김은정기자·사진=김도현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